정부가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번 추경은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자리 확대로 국민 소득을 늘려 내수회복과 함께 경제선순환 구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면서 최근 주식시장에선 그동안 상승장을 이끈 대형 수출주에 이어 내수·소비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추경이 내수회복과 함께 내수·소비주의 주가에 단비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내수부진}이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추경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과 함께 새 정부가 소득 주도 성장을 화두로 내세운 만큼 소비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시점이란 진단도 나온다.
◇ 내수부진은 구조적 문제 추경 효과 제한적
삼성증권은 12일 일자리 추경이 환영할만한 이벤트이긴 하지만 내수부진을 상당히 해소하고, 내수·소비주 전반에 지속적인 온기를 불어넣어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통상 추경안이 발표되면 소비심리 지표가 일정 기간 반등한다"면서 "일자리 추경이 집행되면 직접적인 고용 창출은 물론 간접 고용까지 더해지면서 일정 부분 내수 소비 진작을 도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추경이 내수부진이란 구조적인 문제를 풀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은 2013년부터 본격화한 내수부진이 순환적이고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가계부채 부담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수입이 늘어도 쉽사리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얘기다. 생산·소비 인구의 감소도 중요한 걸림돌로 꼽았다.
새 정부의 정책적 목표가 일자리 창출 그 자체가 아닌 국민 소득 증대에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국민 소득을 늘리려면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통신비와 주거비, 식품비 등 국민의 부담을 줄이는 정책도 중요한 만큼 내수 소비주에 반드시 유리한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이번 강세장의 중심엔 여전히 IT와 소재·산업재, 금융주가 자리 잡고 있다"면서 "이들 업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짠 후 개별적인 모멘텀을 보유한 내수·소비주 일부를 추가하는 의미 정도로 대응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 그럼에도 내수 소비주에 대한 관심 높일 시점
반면 내수·소비주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높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경과 함께 문재인 정부가 소득 주도의 내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소비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자리 창출과 함께 그동안 부족했던 소득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확보된다면 소비부양 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른 유망업종으론 음식료와 담배, 필수소비재, 내구재·의류 등 실생활과 밀접한 업종과 유통업종을 꼽았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들어 단기적으로 급등한 만큼 숨고르기가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내수주의 매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7일 보고서에서 “2000년 이후 코스피지수가 역사적 고점을 돌파한 적은 세 차례였는데 고점 돌파 이후 두 달 내외의 조정을 거쳤다”면서 “이번에도 쉬어가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한 달간 강세를 보였던 섹터인 헬스케어와 필수소비재 등 내수주가 시장 대비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