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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이재용 변수' 초대형IB 급제동

  • 2017.08.10(목) 10:48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 보류
초대형 IB 구상에 차질 불가피

삼성증권의 초대형 투자은행(IB) 행보에 급제동이 걸렸다. 금융당국이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를 보류했기 때문이다.  

발행어음 사업은 초대형 IB를 위한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삼성증권의 초대형 IB 구상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10일 "지난 7월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와 관련해 대주주의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사유로 심사 보류를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결과가 나온 후에 심사를 재개하겠다는 얘기다. 


사실 삼성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29.63%를 가진 삼성생명이다. 애초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초 자살보험금 미지급 문제로 기관경고를 받은 삼성생명이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삼성생명이 아닌 삼성증권을 비롯해 사실상의 삼성그룹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을 걸고넘어졌다. 이 부회장을 대주주의 범위로 해석한 금융당국의 결정에 삼성증권은 당혹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 초대형 IB사업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이 부회장의 재판이 이른 시일 내에 최종 결론이 나기는 어려운 만큼 최악의 경우 발행어음 사업 심사 자체가 몇 년 뒤로 미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발행어음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 초대형 IB 역시 주춤할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이 빠진 초대형 IB는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며 "외국환 업무 등 다른 쪽에 집중할 수도 있지만 발행어음을 하지 못하면 자금 조달 측면에서 차이가 나면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그동안 초대형 IB 인가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쌓았고, 최근엔 초대형 IB 지정 및 단기금융 업무 인가를 위해 종합투자금융팀을 신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준비해왔다. 삼성증권이 초대형 IB에 역량을 집중해온 만큼 이번 결정에 따른 타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 7월 함께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미래에셋대우,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은 아직 별다른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했다. 해당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달 인가 신청 시 심사기간이 두 달 정도 걸릴 것이란 통보를 받았다"면서 "10월 중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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