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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War)킹맘 재테크]길은 많다

  • 2017.09.01(금) 14:06

⑤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말자


2017년 9월1일. 친정어머니와 어린이집의 도움으로 무사히 일할 수 있는 워킹맘은 오늘도 매사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자 그렇게 다짐하며 출근한다.

하지만 엄마가 아니면 안 되는 일들이 간혹 생긴다. 최근 들어 어린이집에서도 열린 교육을 강조하며 부모 참여 수업이나 각종 부모 강의 등이 활발하다. 부모 교육은 필참이고 재능 기부 수업과 텃밭 가꾸기, 견학 동행, 산책 도우미, 급식 검수, 소풍 등 종류도 다양하다. 취지는 좋지만 워킹맘에게는 골치다.

"어머니 바쁘시겠지만 분기에 하나 정도는 해주셔야 해요." 분기에 한 번이라니 또다시 친정어머니께 부탁을 드려본다. "텃밭 가꾸기는 너무 힘드실 텐데…급식 검수라도 시간을 내서 가주세요."라고 말끝을 흐린다.

주말에 진행하는 필참 교육 강의는 빼도 박도 못한다. 토요일 오전부터 필참 강의에 출석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강의명도 '좋은 부모가 되는 법'이다. '좋은 부모가 되는 법을 몰라서 안 하나, 알면서도 못하는 거지…'라고 투덜대며 맨 뒤 구석자리에 자리를 잡는다.

무심코 듣다 아차하는 순간이 있었다. "아이의 행동에 대해 잘못을 지적하거나 바로 잡아주지 마세요. 아이를 위축시키고 사고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강사에 말 대로라면 왼손으로 숟가락질을 하는 아이에게 오른손으로 위치를 바로잡아준다든가, 색종이를 풀 위에 문지르는 아이를 보며 색종이는 바닥에 두고 풀을 문지르는 거라고 가르치는 것 모두 잘못된 부모의 행동이다.

그렇다. 부모들은 우리가 맞다고 생각하는 틀 안에 아이를 넣으려고 했던 거다. 정답은 없는데, 우리가 좀 더 편하다고 생각하는 방식만 강요한 것은 아닐까.

아이가 직접 이런 방식, 저런 방식을 모두 경험해보고 본인에게 가장 편한 방법을 깨우치면 될 텐데 우리는 아이들에게 시간을 주지 않았던 거다.
나의 투정이 또 하나의 깨달음으로 바뀌는 순간 나는 오늘도 아이에게 사과한다.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여유가 없어서 너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했어. 네가 마음껏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앞으로는 잘 도와줄게.'


다양한 경험을 하자

어른이 될수록 겁이 많아진다. 사실 출산할 때만 해도 이제 세상에 무서울 건 없을 줄 알았다. 죽다 살아났는데 무서울 것이 뭐가 있으랴.

그런데 왜 그런지 나를 포함한 엄마들은 오히려 겁이 더 많아지더라. 잃을 것이 점점 많아져서일까. 재테크를 할 때도 손실이 나는 건 하면 안 될 것 같고, 경험하지 못한 투자 대상은 접근조차 두려운 마음이 드는 건 마찬가지다. 나뿐 아니라 우리 아이, 우리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일 거다.

경제 매체 기자라는 이유 때문인지 주변에서 많이 묻는다. "재테크는 어떤 걸 해야 합니까", "주식을 하면 돈을 진짜 많이 버나요", "펀드는 어떤 상품을 들어야 하나요", "채권은 어떻게 사나요" 등등 질문의 종류도 다양하다.

나로서는 단편적인 답변을 할 수밖에 없지만 사실 그조차 직접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드물다.


친구: 요즘 주식이 뜬다는데 나도 이제라도 해볼까 봐.
나: 무리하지는 말고 공부한다 생각하고 소액만 해봐.
친구: 근데 주식은 어디서 어떻게 사?
: 증권사에 가서 계좌를 만들고 트레이딩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하면 돼.
친구: 증권사에 가야돼? 너무 어려운 거 아니야? 프로그램도 복잡한데…못 하겠다.


해보지도 않고 막연히 어려워서 못 하겠다는 사람도 많다. 주식뿐 아니라 모든 투자 대상이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어딘가에 투자해야 할 이유가 너무 많은 반면 또 다른 누군가엔 투자하지 못할 이유가 많다.


내 돈이 어디 들어가는지는 알자

겁이 많아지는 이유는 내가 가진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렇다면 철저히 파악하고 투자하는 것만이 답이다.

친구: 나 펀드 들었어. 잘한 거야?
: 어떤 펀드인데?
친구: 몰라. 주식 펀드래.
: 펀드 이름 몰라? 그럼 어느 운용사 꺼야?
친구: "00 은행"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회사를 물었는데 펀드상품에 가입한 은행을 답한다. 내 돈을 넣은 펀드가 누가 어떻게 어디에 투하는 지도 모른 채 무작정 은행원의 추천만 듣고 덜컥 가입해놓고선 잘한 거냐고 묻곤 한다.

이 친구의 무지함에 대한 비판은 아니다. 대부분 일반인이라면 또 특별히 관심이 없으면 금융투자상품 이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이미 가입하기로 했다면 적어도 내 돈이 들어가는 상품이 어떤 상품인지는 알아야 투자 비중과 함께 환매 시점을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


고정관념을 깨라…이색 재테크까지

일반적인 투자상품은 물론 이색 재테크까지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큰돈 들이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서도 돈 버는 길이 얼마나 많은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다 자신에게 맞는 투자처가 생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재벌가를 보면 그림이나 예술품을 대거 사들여 증여하는 방식으로 상속세를 줄인다. 또 로비를 위해 현금이 아닌 그림을 선물하기도 한다. 돈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취미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액으로도 얼마든지 예술품을 살 수 있다.

취재하다 만난 금융투자업계 임원분은 취미가 그림 감상이라고 했다. 물론 비싼 작품을 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이름 없는 신인 작가들의 공동 전시회를 찾거나 인사동 소규모 전시에서 작품을 싼값에 산다고 했다.

언젠가 지인에게 좋은 선물을 하고 싶어 인사동 거리를 아이와 함께 거닐며 그림을 구경한 적이 있다. 마음껏 작품을 즐기고, 마음에 드는 20만원짜리 그림을 샀다. 해당 작가와 그림의 잠재력에 투자하는 셈이다. 가치투자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평생 20만원에 머물더라도 마음에 드는 그림을 평생 즐길 수 있으니 만족하련다.

얼마 전에는 문재인대통령 취임기념 우표가 발행됐다. 한정된 발행 부수로 중고 시장에서는 부르는 게 값이었다. 2만원대 우표첩이 20만원대에 팔릴 정도다. 기가 막히게 돈 냄새를 맡는 사람들이 있다. 수요와 공급을 읽으면 가능한 움직임이다.

실제로 레고 재테크인 '레테크', 와인을 포함한 주류 재테크인 '술테크', 동물이나 곤충, 열대어 등을 키워서 파는 '팻테크' 등 다양한 이색 재테크가 있다. 다양하게 경험하다 보면 취미와 투자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양한 길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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