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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War)킹맘 재테크]슈드비컴플렉스

  • 2017.09.15(금) 14:14

⑦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2017년 9월15일. 혼자였을 때 나는, 적어도 일을 할 때만큼은 완벽주의자였다. 남들에게 빈틈을 보이는 것이 싫었고, 다른 누군가보다 못하는 것이 싫었다. 운동신경만 있었으면 그 승부욕으로 운동선수를 했을 거라는 지인들의 농담처럼 난 참 지기 싫었다. 그래서일까. 참 피곤하게 살았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빈틈 많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나는 똑같이, 아니 그 전보다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나도 모르는 사이 빈틈이 느껴졌다. 그리고 아주 작은 틈도 여자라는 이유로, 엄마라는 이유로 더 크게 느껴졌다.

아이에게도 마찬가지다. 식사도 골고루 반찬을 만들어 주고, 청소도 깔끔하게 해서 청결한 환경에서 놀 수 있도록 하고, 목욕도 자주 해 깨끗하게 해주고, 책도 많이 읽어주는 100점짜리 엄마가 되고 싶었다.

내가 100점을 추구하다 보면 언젠가는 아이에게도 100점을 원하게 될 테다. 우리 아이가 친구들보다 더 빨리 걸었으면 좋겠고, 말을 더 잘했으면 좋겠고, 공부도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던 바람은 언제 어디로 간 것일까.

나는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엄마로서 완벽해지고 싶었다. 또 나조차 완벽하지 않으면서 아이에게는 내가 생각하는 잣대를 들이대 완벽을 요구할지 모른다. 이제 나는 혼자가 아니다. 감당할 수 없다면 완벽주의는 과감히 버려야 할 때다.

나와 같은 일을 하는 내 후배가 울먹이며 고민을 털어놨다. 100점짜리 엄마가 되기 위해 일에서도 욕심을 버렸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 같아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이 된다고 했다. 후배는 아이에게 있어서만큼은 완벽주의였다. 식사만 하더라도 아이에게 매일 다른 국과 3가지 반찬을 만들어준다고 했다. "워킹맘이 그게 가능해?" 나는 우선 존경과 경의를 표했다.

그리고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일을 그만두는 게 아니라면 어차피 일이든 육아든 100점은 불가능해. 하나만 해도 100점은 어려운데 둘 다 유지하면 절대 할 수 없어. 꼭 육아의 철칙을 지키겠다면 일을 그만두는 게 나을 것 같아."

어떤 선택을 하든 그 후배는 늘 힘들어 할 거다. 완벽주의를 버리지 못하면 자신은 늘 만족스럽지 못할 테니 말이다. 전업맘을 택한 내 친구도 아이에게도 자신에게도 만족하지 못해 결국 심리 상담을 받기에 이르렀다. 주변에 심리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를 받는 엄마들이 의외로 많다. 들어보면 결국 완벽주의 때문에 생긴 우울함이다.

아이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난 내가 살기 위해 난 '슈드비(should be) 컴플렉스'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슈드비컴플렉스는 통하지도 않는다

아무리 완벽주의자일지라도 재테크에서만큼은 통하지 않는다. 과거에 대한 분석, 혹은 현재 이뤄지는 일에 대한 상황 파악과 행동은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지언정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사람이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슈드비 컴플렉스가 통하지 않는 구역이 바로 재테크다. 재테크의 구역에서는 내가 정해놓은 목표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절하거나 매수와 매도 시점을 결정하는 노력만 할 수 있을 뿐이다.

할 수 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스트레스받는 일은 피했으면 한다. 투자 자산이 손실이 나더라도, 간혹 내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가 노력해서 될 수 없는 일에 스트레스받지 말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 재테크는 그만둬야 한다. 재테크는 삶의 수단일 뿐 목적은 아니지 않은가. 삶을 조금 풍요롭게 만들고자 재테크를 하는데, 재테크로 인해 삶이 힘들어진다면 그만두는게 안그래도 바쁜 삶을 사는 워킹맘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자

미래를 완벽하게 예견할 수 없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으란 말은 아니다. 재테크를 할 때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일지라도 어느 정도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어떤 재테크 대상이든 우리는 투자 전에 얼마의 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자금을 투자해서 몇 퍼센트의 수익을 추구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투자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금융상품을 보면 목표 설정 상품들도 꽤 많다. 예를 들어 목표 수익률 7%가 되면 자동 상환되도록 설정하는 상품이 있다. 또 목표 수익률 5%를 달성하면 투자 대상을 변경하는 목표전환형 상품도 있다.

이렇게 금융 상품처럼 목표 수익률 달성시 강제 상환이나 전환이 되지 않는 경우라면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값이 더 올라갈 것 같은 기대감에 버티다 매도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고 주식을 매도했는데 팔고 나서 더 오른 적도 많다. 팔지 않았더라면 추가로 얻을 수 있었던 시세차익을 계산하면 배가 아프다. 2~3년 전, 집을 팔고 나니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다며 눈물의 나날을 보내는 지인들도 주변에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다.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다면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하는 습관을 들이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투자를 하다 보면 목표 수익률은커녕 마이너스 손실을 보는 경우도 많다. 이럴 경우에는 목표 수정이 필요하다. 내가 정해놓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손을 놓고 있다가는 오랜 시간 돈이 묶이게 된다.

나는 몇 년 전 미국 내 원유, 가스 등 에너지 수송 인프라에 투자하는 
MLP 펀드에 가입했다가 국제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큰 손실을 봤다. 펀드가 계속 하락하는데도 '그냥 두면 언젠가는 오르겠지. 손실 보고는 절대 못 팔아.'하며 세월아 네월아 했다. 하지만 역시 기다린 자는 배신하지 않은 걸까. 국제 원유 가격이 반등에 성공하며 펀드 수익률도 0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기대감도 잠시, 원유가격이 또다시 하락하며 손실 폭은 다시 커져만 갔다. 결국 몇 년이 지나서야 나는 손실을 본 채로 환매를 해야 했다. 같은 손실인데 왜 몇 년 전에는 환매하지 못했고 지금은 눈물을 훔치며 빠져나올 수 있었을까.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원금을 회복한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 동안의 기회비용을 생각하게 됐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환매를 해서 손실을 뺀 나머지 금액으로 다른 유망한 투자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난 이 투자로 국제 유가에 미치는 여러 변수와 MLP 펀드의 변동성을 알게 됐고, 손실을 방치할 경우 생기는 기회비용을 놓침으로써 기회비용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실패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다음 투자에서는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한 교훈을 얻은 것이다. 슈드비 컴플렉스에서 벗어났다면, 이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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