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사드 4기를 추가 배치하면서 중국발 사드 후폭풍이 더 거세지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사드 갈등이 해법을 찾을 것이란 기대가 무너진 가운데 중국이 사드 보복을 더 노골화하면서 주식시장의 충격도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사드 사태 이후 이미 중국 소비 관련주의 시가총액이 18조원 이상 증발한 가운데 다른 업종에도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은 부품 공급 중단 사태에 이어 합작 파트너사가 합자 파기까지 공공연히 협박하는 등 보복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는 롯데마트는 중국 내 점포를 절반 정도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고, 앞서 이마트는 아예 철수를 결정했다.
◇ 사드 추가 배치 후폭풍 불가피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중국과의 사드 갈등이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는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이에 따른 사드 추가 배치로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오히려 중국이 더 노골적으로 반발하면서 사드 보복이 기존의 유통과 관광 위주에서 다른 업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중국 내 점포 112개 중 87곳의 영업을 중단한 롯데마트는 이들 점포 중 절반 정도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실이 쌓이면서 이미 두 차례에 걸쳐 7000억원에 달하는 긴급자금을 투입했는데도 분위기가 오히려 더 나빠지자 극약처방을 검토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본적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아 점포를 줄여오던 이마트는 아예 중국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최근 임대료 문제로 인천공항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롯데면세점이 면세점 철수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더 큰 걱정은 후폭풍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 중국 법인은 두 차례 부품공급 중단 사태에 이어 합작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가 아예 합작을 파기할 수도 있다고 협박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대차는 물론 현지에 동반 진출한 부품업체들이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 다른 업종으로 충격 확산하나
주식시장의 충격도 더 커질 수 있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시작된 이후 대표적인 중국 소비 관련주에서 사라진 시가총액만 이미 18조원에 이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호텔신라 등 중국 소비 관련주 10개사의 시가총액은 사드 배치를 결정한 지난해 7월7월 이후 지난 8일까지 18조원 가까이 줄었다. 특히 정부가 사드 4기의 추가 배치를 결정한 다음날인 지난 8일 하루에만 시가총액이 1조4000억원 넘게 줄었다.
문제는 앞으로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노골화하면서 주식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전방위로 확산할 수 있어서다. 현대차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차는 중국 합작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가 합작 폐기를 불사하겠다는 보도가 나온 지난 8일 계열 상장사 11개사 중 9개사의 주가가 동반 하락하면서 그룹 시가총액이 하루 새 2조5000억원 넘게 사라졌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한국 기업들에 대해 본격적인 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중국 언론의 보도가 늘고 있다"며 "중국 관련주는 물론 국내 증시의 상승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