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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기관 물갈이]②정지원, 의문부호 해소할까

  • 2017.12.06(수) 11:21

지주사 전환, 코스닥 활성화 등 대형 과제 산적
정치력과 돌파력 다소 떨어진다는 의구심 제기

한국거래소가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수장을 맞았다.

정지원 신임 이사장은 금융관료 출신에다 한국증권금융 사장도 역임해 증권전문가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조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덕장으로 꼽힌다. 

다만 정치력이나 돌파력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지주회사 전환과 조직 슬림화를 비롯해 한국거래소의 산적한 현안을 제대로 풀어갈 수 있을지 의구심도 제기된다. 


◇ 정통 금융관료 출신…소통 강점

정 이사장이 거래소 수장에 오르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느닷없는 후보 추가 공모로 문재인 정부 내 실세 간 갈등설이 불거졌고, 어김없이 낙하산 논란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정 이사장의 자격에 대한 큰 문제 제기는 없었다. 정 이사장이 재무부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거친 정통 금융관료 출신인 데다 거래소와 같은 증권유관기관인 증권금융 사장을 거친 금융전문가로 꼽히기 때문이다.

증권금융 사장으로 재임할 당시에도 증권은 물론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증권금융 본연의 역할을 잘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이사장은 아울러 소통에 강하다. 증권금융 사장 재임 당시나 거래소 이사장 취임사에서도 빠짐없이 강조한 화두가 바로 '내부소통'이다. 특히 직원들에게 본인의 의사를 전달하고 직원들 의견을 물어 합의점을 찾는 소통 방식을 중시한다.
 
격의 없는 소통을 중시하되 업무에서는 성과주의를 강조한다. 본인의 깐깐한 업무 스타일처럼 직원들 역시 성과를 보상받을 수 있는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거래소 이사장 취임 후에도 부서별로 식사를 하면서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800여 명에 달하는 전 직원을 모두 만나겠다는 계획이다. 출입기자들과도 소규모 미팅도 소통을 중시하는 평소 신념이 반영된 결과다.

◇ 정치력·돌파력 필요한 대형과제 산적

다만 정 이사장이 관리형 최고경영자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거래소의 산적한 현안들을 제대로 풀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일부에선 제기된다.

실제로 증권금융은 기관의 특성상 딱히 민감한 현안이 없었던 만큼 정 이사장의 정치력이나 돌파력을 검증받을 기회가 없었다. 거래소 이사장에 오르는 과정 역시 정부 내 실세 간 갈등에 따른 어부지리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반면 거래소의 경우 금융당국은 물론 정치권을 설득해야 할 대형 과제들이 많다. 최근 몇 년간 계속 진행형인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이나 기업공개(IPO) 문제가 대표적이다. 지난 19대와 20대 국회에서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제출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카카오와 셀트리온이 빠지면서 흔들리고 있는 코스닥을 되살리는 것도 시급하다. 정 이사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코스닥본부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가 이번 달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거래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거래소의 개혁과 혁신도 과제로 꼽힌다. 인사 적체가 심한 조직 전반을 슬림화하고, 거래 수수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 뒤떨어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정 이사장에게 맡겨진 역할이다.

거래소의 한 부서장은 "거래소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현안이 많다"면서 "신임 이사장이 금융 전반에 대한 이해도는 높지만 대형 과제를 풀어나가는 돌파력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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