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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기관 물갈이]④코스콤, 첫 내부 출신…기대반 우려반

  • 2017.12.07(목) 15:34

창립 40년 만에 내부 출신 사장 배출
IT전문성 높지만 경영 능력은 의구심

코스콤이 창사 40년 이래 처음으로 내부 출신 사장을 배출했다. 공공기관 해제 후 첫인사에서 내부 출신 사장이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컸다.

반면 정지석 신임 사장이 금융권 인사 실세로 꼽히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대학 동문이어서 정치 낙하산 논란은 여전하다. 첫 내부 출신 사장이다 보니 역설적으로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외풍에 더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지석 코스콤 사장은 지난 6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선임 과정에서 오해와 잡음이 있었지만 첫 내부 출신 사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사상 첫 내부 출신 사장

코스콤은 정부 입김이 강한 한국거래소의 IT 자회사다. 그러다 보니 다른 증권유관기관과 마찬가지로 사장 자리는 대부분 낙하산 차지였다. 전문성이 전혀 없는 기획재정부 출신 관피아가 가장 많았고, IT 전문가더라도 정치색이 강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10년간 사례를 보더라도 코스콤 사장은 모두 낙하산 인사였다. 물론 내부 출신은 없었다. 이종규, 우주하 전 사장은 관료 출신이고, 정연태, 김광현, 정연대 전 사장은 민간 IT 전문가지만 정치권과 끈이 닿아 있었다.


이번에도 낙하산 인사가 유력했다. 정연대 전임 사장의 임기가 지난 5월8일 이미 끝났지만 조기대선과 함께 사장 선임 절차가 계속 미뤄졌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교통정리가 필요했던 탓이다.

결과는 의외였다. 예상을 뒤엎고 내부 출신이 정지석 사장이 수장에 올랐다. 하지만 내부 반발은 오히려 더 거셌다. 코스콤 노조는 정 사장이 이명박 정부 당시 불명예 퇴진한 김광현 전 사장의 최측근이었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이라는 이유로 또다른 낙하산 인사라고 지적했다.  

낙하산 논란 여전…경영 능력 우려도

정 사장은 1987년 코스콤 공채로 입사해 27년 동안 기술연구소장과 경영전략본부장, 시장본부장, 인프라본부장, 정보본부장 등을 코스콤 전 조직을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서비스 중인 체크단말 등 다양한 상품을 처음 기획한 초창기 멤버기도 하다.

정 사장이 코스콤과 한국지역정보개발원 등 IT분야에서만 31년간 일한 만큼 IT전문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내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코스콤이 가진 장단점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정 사장은 "저만큼 모든 조직을 두루 거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금융과 IT를 아우르는 융합의 관점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선 첫 내부 출신 사장이라는 점에서 IT전문성이 아닌 경영 능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관료나 정치 낙하산 출신과는 달리 외부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외풍에 약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첫 내부 출신인 정 사장이 어떻게 조직을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진정한 의미에서 외부 낙하산 관행을 깰 수 있는 분기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사 간 인수·합병(M&A)과 지점 축소로 수익 기반이 줄고 있는 만큼 신사업 발굴도 정 사장의 주요 과제다.

정 사장은 장하성 정책실장과 동문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인연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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