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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War)킹맘 재테크]투자해주세요

  • 2018.06.15(금) 16:35

(45)Part4. 은퇴준비: 스타트업②


2018년 6월 15일. "여자는 직장보다 가정만 우선시한다며 늘 한탄하시던 부장님 앞에서 (임신했다는 말이) 입이 안 떨어져서 죄송합니다."

판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최근 방영 중인 한 드라마의 대사다. 성공에 눈이 먼 부장 판사에게 임신 사실을 말하지 못해 과도한 업무로 결국 유산에 이른 여판사가 병실에서 부장에게 호소하는 내용이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지만 여전히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들은 임신 사실을 최대한 늦게 알리고 싶어 한다. 회사에서 좋아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임신했다는 이유로 배려받기보다 오히려 눈치를 안보는 편을 택하는 것이다.

내 주변만 둘러보더라도 대부분 임신 사실을 숨기다가 배가 나오기 시작하거나 더는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에 회사에 얘기한다. 그래서 가장 조심해야 할 임신 초기에 과도한 업무를 피하지 못해 위태위태한 생활을 해야만 하기도 한다.

"나는 지금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시기를 지나면 도와준 만큼 갚겠다. 나의 역량을 보여주겠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는 걸까.

'임신 기간이라고 무리하게 업무를 부여하지는 못할 테고, 출산휴가며 육아휴직을 쓰면 또 일년이 지나갈 테고, 복직하면 당분간은 적응하랴 애 보랴 남보다 더 성과를 내기는 힘들지 않나' 하는 사회 전반적인 생각과 분위기가 임신한 여성들을 더욱 움츠러들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근거 없는 생각도, 잘못된 생각도 결코 아니다. 드라마에서 남은 남자 판사들이 이렇게 얘기한다. "임신한 여직원에게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솔직히 남은 직원들은 업무가 더 늘어나는데 손뼉 치며 기뻐해 줄 일도 아니지 않냐."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돈이 없다?


"나는 지금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시기를 지나면 도와준 만큼 갚겠다. 나의 역량을 보여주겠다."라고 자신 있게 말해야 할 때가 임신했을 때 말고도 또 있다.

바로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다. 나에게 충분한 자금이 있어 회사 설립 자본금을 스스로 출자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지금 나에게는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을 뿐, 아이디어를 실현할 자금이 부족하다면? 투자자금이 없다고 나의 아이디어를 머릿속에만 남겨두기는 아깝지 않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가족, 친구 아니면 바보들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도가 높아 바보 같은 투자라는 해석과 동시에 바보가 되더라도 투자하고 싶을 정도로 비즈니스 모델이 좋아야 한다는 해석이 있다.

하지만 최근 초기 기업을 지원해주는 모험자본을 활성화하라는 것이 이번 정부의 경제 정책 중 핵심이다. 이 때문에 최근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과거보다 다양해졌다.

정부에서 직접 지원하는 정책도 많다. 공유 사무실 공간을 제공해주거나 장비 대여 등 현물을 지원하기도 하고, 다양한 공모사업을 통해 사업화를 위한 전체적인 멘토링 서비스를 진행하기도 한다. 정부가 보조해 낮은 금리로 금융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융자지원을 하기도 하고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은 융자 외에도 직접투자를 하기도 한다.

기업도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를 위해 각종 공모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사회공헌 차원이지만,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거나 사업 연계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한다. 이런 기업을 전략적투자자(SI)라고 부른다.

내가 직접 회사를 경영하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면 우리 회사에 맞는 지원사업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잠재력 담보로 적극적 투자 유치

지원을 받는 것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하고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최근 스타트업 기업들 사이에서는 크라우드펀딩이 주목받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대중을 뜻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 조달을 뜻하는 펀딩(Funding)을 조합한 용어다. 일반 대중의 소액 투자금을 모아 스타트업과 같은 작은 기업들이 아이디어나 기술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가 증권형이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사업자나 증권회사를 통해 기업에 투자하고, 향후 기업이 투자 수익이 나면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리워드형도 있다. 제조업의 경우 생산자가 투자자로부터 선주문을 받아 주문량만큼만 제품을 생산해 재고 부담 없이 제품을 만들어 팔고, 투자자는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제품을 살 수 있다.

크라우드펀딩이 불특정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다면, 클럽의 형태로 조직화한 개인들이 돈을 모아 창업 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대고 주식으로 그 대가를 받는 투자형태가 엔젤투자다. 특히 엔젤투자는 자금을 넘어서 경영에 대한 자문이나 노하우도 제공해 적극적으로 기업 성장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엔젤투자 보다 투자 규모가 커지고, 투자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조직화해 만든 것을 액셀러레이터로 이해할 수 있다. 액셀러레이터는 창업 아이디어만 존재하는 단계의 신생 스타트업을 발굴해 사무실, 마케팅, 홍보 등 비핵심 업무를 적극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스타트업의 잠재력을 내다보고 투자와 함께 적극적인 사업 지원을 도와주는 조직이다.

벤처금융의 핵심이자 투자의 가장 상위 단계라 할 수 있는 곳이 창업투자회사, 신기술금융회사, 유한책임회사(LLC) 등을 일컫는 벤처캐피탈(VC)이다. VC 투자 유치 과정은 어렵지만 투자 규모가 크고, 투자 유치 사실만으로도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다는 인식이 강해 성장 동력을 찾기가 쉬워진다.

이런 과정을 거쳐 향후 장외시장이나 코넥스 시장을 거쳐 코스닥, 코스피 기업공개(IPO)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를 밟을 수 있다면 성공한 사업가가 될 수 있다. 시작할지, 시작한다면 어디까지 갈 것인지는 자신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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