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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ETF 성장위해 장외시장도 활성화해야"

  • 2018.09.28(금) 17:49

김희중 플로우트레이더 이사 인터뷰
"유럽 ETF 장외 규모 장내 압도…유동성 많아"
"韓 ETF상품 찾는 기관투자가 아쉬운 목소리"

"유럽의 경우 ETF 장외시장 규모가 장내를 압도합니다. 장외시장 유동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ETF 시장의 유동성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한국 ETF 시장에 장외시장이 없는 건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입니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거래소 2018 ETP 컨퍼런스 서울' 행사장에서 김희중 플로우트레이더 이사(아래 사진)를 만나 ETF 시장 조성자 역할과 향후 업계 전망을 들어봤다. ☞관련기사: "개인 재무목표에 맞춘 ETF 상품도 나올 것"

플로우트레이더는 뉴욕 홍콩 싱가폴 등 세계 주요 도시에 거점을 둔 네덜란드의 시장조성(마켓메이커)업체다. 김 이사는 지난해 플로우트레이더 싱가폴 사무실에 합류해 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시장조성자로 활약하고 있다.

시장조성자는 ETF 시장에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ETF 발행사인 자산운용사와 투자자 사이에서 매수호가와 매도호가를 조정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거래가 되는 걸 막고 ETF 거래량을 늘리는 데 주력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법적 지위는 다르지만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의미에서 유동성 공급자(LP·Liquidity Provider)로도 불린다.

김 이사는 "시장조성자는 ETF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거래소보다 타이트한 스프레드(가격차)를 제공할 수 있는 장외시장에서 더 좋은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김희중 플로우트레이더스 이사가 지난 20일 '한국거래소 2018 ETP 컨퍼런스 서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희중 이사]

 

◇"장외시장 없이 ETF 없다…유럽은 장내 압도"

통상적으로 ETF 시장의 유동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거래소로 대표되는 장내 시장과 장외 시장을 함께 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ETF 장외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지만 미국 유럽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장외시장에서의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김 이사는 "장외시장 유동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ETF 시장의 유동성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장외시장 유동성이 거래소보다 풍부해 타이트한 스프레드를 공급할 수 있어 해외기관 투자가들은 장외거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 유럽의 경우 ETF 장외시장 규모는 장내를 압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이사는 "장외시장 내 거래는 100% 기록으로 남지 않기 때문에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면서도 "유럽의 경우 장외시장과 장내시장 거래 비중을 7:3 정도로 보는 것이 통설"이라고 전했다. 정규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양의 2배가 넘는다는 말이다.

대개 장외시장에서는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기관투자가들이 장외시장을 찾는 이유는 장내 거래 시 수반되는 등록 절차와 관련 비용 등 제약 조건을 장애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확한 수요와 거래 시점을 알 수 없는 점도 장내 거래의 문턱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장내 거래의 경우 유동성이 많은 미국 ETF 상품에 거래가 몰리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김 이사는 "유럽이나 아시아 시장에서도 퀄리티가 높은 ETF 상품들이 많은 만큼 장외에서의 거래는 다양한 시장에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아시아 ETF 시장 정비할 부분 많아"

장외시장에서는 이러한 장애요소가 없기 때문에 장내보다 훨씬 큰 유동성 공급이 가능하다. 김 이사는 "투자자에게 장내보다 훨씬 타이트한 스프레드를 제공할 수 있다"며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상당한 이점으로 여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체계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추세인 점을 감안해 장외시장의 투명성도 재고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실제 유럽에서는 올 초 금융규제개혁방안인 금융상품투자지침(MIFIDⅡ)이 시행되면서 ETF장외거래가 기록으로 남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ETF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우리나라 ETF 시장의 경우 2002년 개설 당시 상장 종목수는 4개, 자산 규모는 3444억원이었지만 지난달 기준 종목수는 391개, 자산 규모도 약 40조원으로 증가한 상태다. 하지만 ETF의 시장 시가총액 비중 비율은 2%에 부족해 향후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 장외시장이 없는 건 한국 ETF 상품을 거래하길 원하는 외국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다"며 "유럽에 비해 아시아 ETF 시장은 정비돼야 하는 부분이 많은 만큼 유럽 시장에서 배워온 노하우를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희중 이사: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금융경제전공, 도이치뱅크런던 ETP세일즈 근무, 現 플로우트레이더스 싱가폴 ETP 기관트레이딩 담당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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