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시작으로 3분기 어닝시즌이 밝았다. 예상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미국 금리가 급등하고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어닝시즌이 얼마나 부각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전반적인 시장 눈높이가 낮아진 데다 녹록지 않은 대외환경을 감안할 때 확실한 실적 호전주가 '든든한 우산'으로 지목된다.
◇ 삼성전자 호실적 불구, 낮아진 눈높이
5일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17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사업 호조 덕분으로 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재개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시장 컨센서스를 넘어서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3분기 어닝시즌은 가뿐하게 첫 테이프를 끊은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의 눈높이가 크게 높은 것은 아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는 56조6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이익 추정치는 계속 둔화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예전처럼 서프라이즈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아닌 만큼 기대감은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0.8% 줄어든 것으로 나온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도 "3분기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고 어닝 서프라이즈 비중도 과거 평균을 밑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4분기 실적 추정이 3분기보다 낮아지는 점도 변수다. 최근 3년 평균 국내 증시 이익은 3분기에 정점을 기록했고 4분기에는 낮은 실적 달성률을 보였다. FN가이드 기준 분기별 영업이익 추정치는 3분기 55조4000억원에서 4분기 50조3000억원으로 낮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 금리·유가가 초장부터 발목
금리와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대외환경도 부담이다. 최근 미국의 긍정적인 경제 전망으로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유가도 배럴당 70~80달러 대를 호가하면서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상승은 이머징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밖에 없고 유가 또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인다. 5일 삼성전자의 호실적에도 증시는 금리 상승 악재가 지속되며 소폭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SK증권은 "금리 상승과 관련해 수혜주에 주목하던 상황에서 충격에 대한 경계 높아지고 있다"며 "소비자물가지수 등 금리에 영향을 미칠 변수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아시아 지역은 타 지역 대비 원유수입 규모가 커 급격한 유가상승 부담이 존재한다"며 "무역수지 적자 확대와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어 변동성이 높은 국면을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 실적 호전주는 더 빛날 때
따라서 증시 전반이 어닝시즌 재료를 누리기 보다 확실한 실적 호전이 뒷받침된 주식들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도 차별적인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대외환경 악화를 감안할 때도 실적 호전주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대신증권은 신흥국 불안 요인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이익 증가율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며 조선과 IT하드웨어, 은행업종을 주목했다.
KTB투자증권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업종에 초점을 맞추라며 디스플레이와 에너지, 은행과 증권, 미디어, IT 하드웨어 업종이 최근 1개월 기준으로 주당순이익(EPS) 전망이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도 실적이 상향 조정되고 있는 업종으로 IT 하드웨어, IT가전, 에너지를 꼽았다. 유틸리티, 헬스케어, 화학 등은 실적 추정치가 하향 중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0월 투자 아이디어로 실적에 집중하라며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실적 유망주를 눈여겨보라고 밝혔다. 시가총액이 3000억원을 웃도는 기업 중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종목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 호텔신라, 대우조선해양, GS건설, 쌍용양회 등 20종목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