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투자하는 이유는 기업 활동이 성과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최근 이런 방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은 최근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신흥국은 기회가 많을지 몰라도 정치 사회 리스크가 큽니다. 안정적으로 장기투자를 하시는 분이라면 일본 투자가 답입니다"
국내외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지금, 일본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하다.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초체력이 튼튼한 선진국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그 중에서도 일본 기업들이 최근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일본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 후지무라 타다히로 스팍스자산운용 CIO(최고투자책임자)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일본 주식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이 일본 투자에 적기"라고 강조했다. [사진=스팍스자산운용 제공] |
◇ "체력 튼튼 日기업 증시 이끌 것"
30일 스팍스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에서 '일본 주식시장 전망'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후지무라 타다히로 스팍스자산운용 CIO(최고투자책임자·위 사진)가 연사로 나서 지금이 일본 투자에 적기라고 강조했다.
후지무라 CIO는 "일본 기업들이 지난 20년 장기 디플레이션 시기를 거치며 철저한 구조개혁을 한 효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20년 좋은 시절이 도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닛케이평균지수는 30일 종가 기준 2만1457.29. 이달 초 고점 대비 11% 이상 빠졌다. 미·중 무역마찰과 중국 경기 둔화 등 대외적 변수가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일본 기업들의 약진은 눈에 띈다.
후지무라 CIO에 따르면 자본금 100억원 이상인 주요 대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최근 10%를 넘나들고 있다. 60~70년대 고도성장기 당시 이익률이 5~6%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즉 일본 기업은 호실적을 내고 있지만 대외적 변수로 인해 잠시 증시가 활력을 잃은 것. 후지무라 CIO는 "일본의 평균 주가수익률(PER)은 올 하반기 들어 12배 정도까지 떨어졌다"며 "미국 20배, 아시아 14배 가량에 비해 저평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개발 수요가 일고 있는 것도 기업으로서는 호재라는 평가다. 후지무라 CIO는 "대형 재개발 계획과 민간주택 상업시설 등 잠재적 재개발 수요 확대가 계속 건설경기를 이끌면서 경기 활성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리스크는 심리적 요인…日 안정성 주목"
그렇다고 하더라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외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시장 분위기가 투자 성과를 좌우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스즈키 다케시 스팍스자산운용 한국지사 대표이사(아래 사진)는 "최근 일본 증시 상황은 투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여기엔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국내외에서 불확실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투자자로썬 증시에 자금을 맡겨놓기보다 시장에서 빼두는 선택을 할 것이라는 것. 스즈키 대표는 "펀더멘털이 강한 일본 시장에 장기적으로 자금을 맡겨놓는 것도 현재의 불확실성을 피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 스즈키 다케시 스팍스자산운용 한국지사 대표이사는 30일 비즈니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펀더멘털이 강한 일본 시장에 장기적으로 자금을 맡겨놓는 것도 현재의 불확실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스팍스자산운용 제공] |
종목 선정에 있어서는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기업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스즈키 대표는 "국내에 머물러 있는 기업보다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며 "넘치는 아시아 수요를 잡아 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자세를 보였다. 스즈키 대표는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는 5~10년 전 일본과 같다"고 평가하면서 "외국인들은 시총 상위 종목을 통해 한국 시장 전체를 평가하는 성향이 있는 만큼 지배구조 개선 작업 등을 통해 변화 가능성을 강조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즈키 대표는 현재 스팍스자산운용 한국지사와 홍콩지사를 겸임하고 있다. 일본 게이오대학을 졸업하고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을 거쳐 1999년 스팍스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일본 스팍스자산운용은 일본 주식뿐만 아니라 아시아주식, 실물 자산, 밴처캐피탈 투자 분야에서 1조2000억엔에 육박하는 자산을 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