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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파산' 한맥증권 보유 거래소 지분 매물로…흥행 주목

  • 2019.01.23(수) 16:30

1만여주 전량 경매대상…10억 이상 차익 발생
거래소 회원·주주 대상, 낙찰되어도 승인 필요

한국거래소 지분 일부가 매물로 나왔다. 지난 2015년 파산한 한맥투자증권이 보유했던 주식이 경매에 부쳐질 예정으로 거래소 주식양도 기준에 따라 기존 주주 및 회원사들이 지분을 사들일 전망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맥투자증권 파산 관재인 역할을 하는 예금보험공사(예보)는 오는 24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에서 거래소 주식 1만3416주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 입찰 예정가는 11만5498원으로 액면가(5000원)의 23배 수준이다.    
 

이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등 다른 주주들이 평가하고 있는 거래소 주당 가치 15만574원(작년 9월말 기준)보다 23% 낮게 책정한 금액이다.

 

    

거래소 지분을 보유한 증권사들은 독립적인 외부평가 기관인 FN자산평가나 KIS채권평가 등을 통해 공정가치를 판단, 장부가액에 반영한다. 거래소 주식의 공정가치는 최근 수년간 14만~15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예보는 채권을 회수해 채권자들에게 나눠주는 파산 관재인으로서 입찰에 나섰고 한맥투자증권의 지분 매각 성공 시 미미하나마 장부가 대비 차익이 발생할 전망이다. 한맥투자증권은 옛 한국선물거래소 시절인 1990년대에 거래소 주식 1만3416주를 총 5억원(주당 3만7269원)에 사들인 바 있다. 만약 입찰이 이뤄지면 한맥투자증권으로선 거의 20년만에 최소 10억원 이상의 차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번 입찰은 거래소의 주식양도 승인기준에 따라 주주 및 회원만 참여할 수 있다. 2017년말 기준 한국거래소 주주는 KB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등 31개 금융투자업자를 비롯해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한국증권금융, 한국금융투자협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회원사는 증권 및 파생상품시장에서 활동하는 금융투자사 총 82개사다.

 

다만 단일 주주가 거래소 지분 5% 이상을 보유하지 못하는 조항 때문에 이 기준을 초과한 KB증권(6.42%)과 메리츠종금증권(5.83%), NH투자증권(5.45%), 한화투자증권(5%) 4개사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거래소 지분이 매물로 나온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당시 NH투자증권이 5% 초과 보유지분 일부를 한국증권금융에 매각한 바 있다. 당시 NH투자증권은 수백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 지분 매각의 경우 회원사가 한맥투자증권이 보유했던 거래소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어서 기존 회원사 가운데 매수자가 나설지는 물론 흥행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거래소가 비상장사인데다 거래소 주식 공정가치가 지난 2017년까지 하락 추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매각 절차도 복잡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낙찰이 되더라도 법원 허가 및 한국거래소의 주식 양도승인 절차를 거쳐야한다"라며 "주식 양도승인이 거절된다면 낙찰이 취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맥투자증권은 지난 1991년 우신선물주식회사란 선물회사로 설립했다가 1998년 한맥선물주식회사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2009년에 지금의 사명으로 간판을 달고 증권사로 전환했다.

 

이 회사는 선물 옵션 만기일이던 지난 2013년 12월에 직원 입력 실수로 시장 가격보다 현저히 낮거나 높은 가격에 매수·매도 주문을 내면서 무려 462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결국 2015년 2월 문을 닫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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