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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거래세 폐지 급물살' 자본시장이 거는 기대

  • 2019.02.21(목) 15:20

즉시 폐지 vs 단계적 인하 등 논의 단계
주식시장 유동성 유입·시장 활성화 기대

올해 들어 증권거래세 폐지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식을 팔 때 증권거래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주식 거래로 손실을 본 투자자까지 세금을 내는 것은 과세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확산된 데다 주식 양도소득세 범위 확대로 이중과세 문제까지 겹치며 폐지 필요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증권거래세 폐지 또는 인하를 통해 주식시장 거래량을 늘리고, 차익거래와 알고리즘 트레이딩 등으로 다양한 전략이 전면에 등장하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양도세 개편·손익통합과세 도입 등 검토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2일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가 증권거래세 폐지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또 회의 전 정부와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비공개 오찬을 열어 의견을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달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에서 증권거래세 개편 논의를 공론화할 시점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개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논의에 불을 지폈다.

자본특위 회의가 열리는 22일 구체적인 인하 혹은 폐지 방안이 발표될 것이란 관측도 있으나, 다양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해 당장 구체적 방안이 나오긴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증권거래세 법정세율은 0.5%를 유지하면서 상황에 따라 탄력세율만 조정해왔다. 현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양도되는 주권은 농어촌 특별세를 포함해 0.3%, 비상장이나 장외 거래분은 0.5%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증권거래세 즉각 폐지 혹은 단계적 인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또 거래세 폐지와 함께 양도소득세 개편 방안과 주식·채권·펀드의 손익통합과세 도입 여부도 논의해야 하므로 실제 구체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 거래대금 증가 등 시장 활성화 기대

증권거래세가 폐지되면 가장 먼저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주식시장 거래량 증가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중국이 2007년 거래세율을 0.1%에서 0.3%로 인상했을 때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3개월간 직전 동기간 대비 2.4% 감소했고, 2008년 다시 원래대로 세율을 인하하자 거래대금은 70% 가까이 증가했다. 대만 역시 증권거래세율을 0.3%에서 0.15%로 인하하자 직후 3개월 동안의 거래대금은 이전 3개월보다 4.3% 증가했다.

최길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외 사례를 보면 증권거래세 폐지 후 주식시장의 거래량이 증가했고, 국내 주식시장도 
2017년 4월 이후 우정사업본부 차익거래 영향으로 3개월 만에 일평균 거래대금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거래 비용이 낮아지면 과거 활용되지 못했던 투자전략이 전면으로 등장해 새로운 추가 수익과 관련 상품도 기대할 수 있다.

최 연구원은 "차익거래와 알고리즘 트레이딩 등 새로운 전략이 빠르게 활성화될 것"이라며 "다양한 상품들이 등장하며 금융시장의 다양성은 강화되고, ETF 시장 역시 차익거래 활성화 영향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증권거래세 폐지와 동시에 시장 기대치가 급격하게 반영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또 양도세 확대로 오히려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증권거래세 폐지 논의는 양도세 도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기대수익률 하락 요인이 되면서 개인 거래와 신용 수요를 위축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식 시장에 단기적인 충격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장기투자가 확산되면서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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