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에 입사해 CEO까지 35년간 한 회사에 근무했지만 자산운용사와 부동산 신탁사를 자회사로 가진 그룹 모회사의 수장으로서 다양한 업권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이 충분하다."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나재철 후보는 1985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후 한 회사에서 사장까지 오른 대표적인 '원클럽맨'으로 꼽힌다.
'원클럽맨'이라는 수식어가 이번 협회장 선거에서 그의 우직함과 성실함을 증명해주는 강점이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양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약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나재철 대표는 비즈니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대신증권 입사 이래 지점영업, 법인영업, IB, 기획, 인사 등 증권의 다양한 부문을 경험한 뒤 대표이사 취임 후에는 저축은행 인수, 한국창의투자자문 인수 및 대신자산운용과의 합병, 우리에프앤아이 인수, 부동산자산신탁 설립 등으로 금융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도 쌓았다"고 자부했다.
- 선거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회원사 분위기는
▲ 여러 회원사 대표를 직접 만나 업계 현안을 접하고 있다. 시간이 촉박해서 모든 회원사를 만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회원사를 만나서 어필하는 포인트는 35년간 금융투자업계에 근무했고, 증권사 CEO 경험만도 8년이라는 점이다.
회원사를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시장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아있고, 이런 시기에 협회장의 역할이 더 막중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업계의 현안을 접하며 추진하고자 하는 업권별 과제와 정책에 대해 정리할 기회이기도 하다.
- 증권업계 핵심과제는
▲ 기본적으로는 지난해 발표된 자본시장 혁신과제의 4대 추진전략 및 12개 추진과제를 중심으로 올라온 법안을 조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더불어 증권거래세 폐지 등 자본시장 과세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추가적으로는 NCR 제도 및 레버리지 제도 개편을 통한 투자은행(IB) 비즈니스 활성화가 필요하다. 혁신기업 발굴 및 기업공개(IPO)·인수합병(M&A) 활성화를 통한 금융 생태계 조성, 채권시장 국제화 및 인프라 개선을 위한 전자거래 플랫폼 구축 및 발행시장 개선, 글로벌 네트워크 지원 및 해외 투자 규제 완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 다른 업권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적게 반영된다는 불만도 있는데
▲ 회원사 중 증권사가 규모의 측면에서 볼 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증권사 관련 현안이나 정책이 많았다는 점에서 그런 불만이 나왔던 것 같다.
협회장이 된다면 업권별로 실무 담당자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정례회의를 열어 모든 업권의 회원사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협회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기반으로 하나의 업권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적인 협회 운영과 정책 건의를 하도록 할 것이다.
- 그렇다면 현재 자산운용업계 과제는 무엇일까
▲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과 공모펀드 활성화가 가장 시급하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퇴직 연금 시장에 있어 금투업권의 점유율이 은행과 보험 대비 적다.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해 운용기능을 중심으로 퇴직연금시장을 활성화하고 회원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공모펀드 경우에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실물·부동산 펀드 상품을 공모로 확대하고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신기술·벤처펀드를 활성화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또 모험 투자 확대를 위한 제도권 장외 유통시장 활성화와 사모펀드 규제 완화 등도 동반되어야 한다.
- 협회에선 신탁사와 선물사 비중이 작은데
▲ 비중이 작지만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신탁업과 관련해선 재개발·재건축 시 신탁방식 의무화가 개선되어야 할 제도의 중요한 부분이다. 기존의 조합과 신탁 중 선택하는 방식을 개선해 신탁방식을 의무화한다면 보다 투명성과 공정성이 보장되고 신탁 시장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더불어 상장 절차 간소화와 세제 혜택 확대를 통해 공모 리츠 활성화를 지원하고 부동산 개발 목적 금전신탁을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를 도울 것이다. 선물업과 관련해선 파생상품 기본 예탁금 제도 포함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
- 외국계 회원사의 목소리도 들어봤나
▲ 기관 대상 본사 운용상품 판매를 허가해 줘 역차별을 해소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 과도하게 규제되고 있는 본사와의 정보교류를 어느 정도 허용해주고 배당소득세로 종합 과세되는 해외 주식형 펀드의 세제 개편, IB 전문 인력에 대한 52시간 제도의 탄력적 적용도 검토해야 한다.
- 금융사고가 끊이질 않는데 선제적 자율 규제를 위해 협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 회원사들의 내부통제 실태에 대한 협회 차원의 꾸준한 점검을 통해 부족한 부분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교육을 실시하겠다.
- 한 회사에만 근무한 경력 때문에 네트워크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 60년 역사를 가진 금융투자회사 경영자로 업계를 비롯한 민관 관계자들과 쌓아온 네트워크도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CEO로서 쌓아 온 금융당국과 정부 측 네트워크가 두루 쌓여있기 때문에 앞으로 회원사 요구 사항을 전략화해 전달하고 설득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협회장에 당선된다면 35년 금융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업계 각종 과제가 실질적으로 시행되도록 할 것이다. 또 회원사들의 이익을 위해 능동적, 적극적, 선제적으로 '행동하는 협회', 회원사와 폭넓게 소통하고 회원사의 니즈를 실현하는 '제대로 일하는 협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