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공시줍줍]한진칼 워런트 SSAK3 작전...휴지조각 될지라도

  • 2020.07.31(금) 09:30

주주연합 워런트 공개매수 선언…조원태 회장 실탄 확보 맞불
현재 주가수준에선 워런트 행사 가능성 낮아…'시간과의 싸움'

지난 17일 공시줍줍에선 한진칼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 인기가 높았던 이유를 알아봤는데요. ☞[공시줍줍]핫태핫태 한진칼 'BW'...왜 그런거야

경영권분쟁중인 상황에서 한진칼 BW에 붙어있는 W(워런트: 신주인수권증권)를 확보하지 않으면 지분경쟁에서 밀릴 수 있고, 따라서 조원태 회장 측과 그 반대편에 서있는 주주연합의 신주인수권 확보 경쟁이 시작될 것이란 점. 그래서 공시줍줍은 이 내용을 또 다루게 될 거 같은 예감이 팍팍 든다는 내용. 예감은 틀리지 않았어요.

3자 주주연합(강성부펀드+반도건설+조현아)이 먼저 신호탄을 쏘아 올렸네요. 주주연합은 지난 23일 한진칼 신주인수권을 공개매수하겠다고 선언했어요. 같은 날 조원태 회장은 자신이 가진 한진칼 주식 중 70만주를 농협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200억원을 대출받았다는 공시를 했어요. 주식시장에선 조 회장도 주주연합에 맞서 신주인수권을 확보할 실탄을 비축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어요.

# 안녕하세요! 신주인수권 삽니다

먼저 주주연합의 공개매수 선언 내용을 보면요.

[선언문] 아아~! 3자 주주연합에서 알려드립니다.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산 투자자 여러분!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신주인수권증권 우리가 SSAK3(싹쓰리) 하려고요. 가격은 1개당 2만5000원씩, 딱 120만개 한정수량으로 삽니다. 늦게 오시는 분은 못사드려요. 저희의 제안에 관심 있는 투자자 여러분은 7월23일부터 8월12일까지 연락주세요. 이상!

한진칼 BW에 붙어있는 신주인수권은 한진칼 주가가 앞으로 얼마가 되든 말든 무조건 1주 8만2500원의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의미. 이 권리를 행사하면 회사는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서 투자자들에게 줘야해요. 주주연합은 이런 권리를 2만5000원에 사겠다고 한 거예요. 즉 상가 매입때 건물·토지 가격과 별도로 매겨지는 ‘권리금’ 같은 성격!

2만5000원이란 가격은 한진칼이 BW를 발행할 당시의 이론가격(1만5751원)이나 주주연합이 공개매수를 선언하기 직전 시장에서 거래된 평균가격(2만2084원)을 모두 훌쩍 뛰어넘어요. 즉 주주연합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권리를 확보하겠다고 나선 것이죠. 경영권분쟁이 아니라면 주식시장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이례적인 상황이에요.

다만 현재 한진칼 주가수준에선 주주연합이 원하는 대로 신주인수권증권을 확보하더라도 곧바로 행사(한진칼에게 주당 8만2500원에 새 주식을 발행해달라고 요구하는 행위)로 이어갈 가능성은 낮아요.

한진칼 주식 1주를 8만25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만 2만5000원에 사는 것인 만큼, 주주연합이 신주인수권을 활용해 한진칼 주식 1주를 확보하려면 총 10만7500원(8만2500원+권리금 2만5000원)이 들어요.

# 일단 권리만 킵! 다음은 '시간과의 싸움'

29일 한진칼의 주가는 8만5700원.

만약 이 상황에서 주주연합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한다면 8만5700원짜리 주식을 10만7500원에 사는 셈. (특히나 주주연합은 이번 신주인수권 공개매수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아서 확보. 대출이자까지 감안한다면 10만7500원보다 더 많은 돈을 들여서 사는 셈)

주주연합이 공개매수로 신주인수권 120만개를 1개당 2만5000원에 사고(총 300억원), 이를 행사해서 한진칼 주식 120만주를 1주당 8만2500원에 산다면(총 990억원), 합계 1290억원이 필요해요. 같은 수량의 주식을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산다면 1000억원 가량이면 충분한데 200억원 이상 웃돈을 주고 살 리 만무하죠. (물론 주식대금을 현금이 아닌 사채권으로 대납하는 방법(사채대용납입)이 있지만 실익이 크다고 볼 수 없어요)

따라서 주주연합은 공개매수로 신주인수권증권을 일단 확보해두고, 앞으로 시간이 흘러 한진칼 주가가 10만7500원 아니 그 이상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과의 싸움'에 나서겠다는 전략이에요. 이를 통해 조원태 회장 측을 압박하며 지분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계산.

조원태 회장이 대출금 200억원으로 신주인수권을 사더라도 똑같은 조건이에요. 조 회장이 신주인수권을 확보하더라도 당장 행사해서 지분을 늘리긴 어려워요. 대신 경영권분쟁이 치열한 현 상황에서 상대편이 혹여나 신주인수권을 행사에 지분을 추가 확보하려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맞불' 작전 성격이죠.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만기는 2023년 6월 3일까지 앞으로 3년 남았어요. (투자자들이 사간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한진칼이 되사올수 있는 조건(콜옵션)은 없어요.)

결국 앞으로 3년이란 시간, 만약 한진칼 주가가 지금 이 수준보다 크게 오른다면 양측은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지분을 추가 확보하겠지만, 만약 지금 수준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주주연합이나 조원태 회장 어느 쪽이 보유하는 신주인수권은 아무런 효용가치 없이 그냥 휴지조각이 될 거에요. 양측 모두 신주인수권 확보 경쟁에 쓴 돈만 날리게 되는 셈이 되죠.

물론 예외는 있어요. 경영권분쟁상황에선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주식이 부족한 만큼 주주연합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서라도 신주인수권을 행사, 한진칼 주식을 더 확보하려는 무리수를 둘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자금여력이나 펀드(강성부펀드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서 만들었음)투자자들의 반응 등을 감안하면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둘 수 있을까요.

# BW 투자자는 행복한 고민

한편 경영권분쟁 당사자들과 달리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어요.

한진칼 BW는 만기이자율 3.75%를 보장하는 동시에 신주인수권도 같이 붙어있어요. 따라서 주주연합에 2만5000원을 받고 신주인수권을 팔아도 여전히 만기이자율 3.75%를 보장받는 채권은 그대로 유지. 또한 혹여나 회사의 주가가 지지부진하거나 채권만기까지 가지고 있어도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 BW를 회사에 되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조건(풋옵션)도 있어요.

한진칼 BW에 붙은 신주인수권이 앞으로 경영권분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계속 가져 보아요.

*[공시줍줍]과 [공시요정]에서는 독자들의 제보와 피드백을 환영합니다. 궁금한 내용 또는 잘못 알려드린 내용 보내주세요. 열심히 취재하고 점검하겠습니다.

줍줍 뉴스레터(무료) 구독하기(매주 금요일 아침 좀더 일찍 찾아가요) ☜클릭

공시줍줍에게 의견보내기 ☜클릭

 

꼭 필요한 경제정보만 모았습니다[비즈니스워치 네이버 포스트 구독하기]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

많이 본 뉴스 최근 2주 한달

산업·부동산 경제·증권 디지털·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