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공모펀드 시장 침체가 수년째 계속되면서 이러다 아예 투자자들로부터 잊히는 게 아니냐는 자조 섞인 우려가 자산운용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그야말로 대폭발한 주식 투자 붐은 이런 우울한 전망에 더 힘을 싣고 있죠.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중 자금을 '쭉쭉' 빨아들이는 국내 주식형 펀드가 있어 눈길을 끕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이맘때 내놓은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인데요. 올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중 최고의 성과를 내며 얼마 전 설정액 2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지금부터 그 비결을 좀 알아볼까 합니다.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는 시시각각 변하는 산업구조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진입장벽이 높은 기술을 보유했거나 핵심기술을 국산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업, 산업군 내에서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을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죠. 미래에셋운용은 코스피 내 IT 업종의 이익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업종 특성상 이런 증가세가 2~3년간 지속되면서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펀드를 출시했다고 설명합니다.
이 펀드는 기본적으로 지수보다 산업, 산업보다 기업에 집중하고 신성장산업 중심의 패러다임을 눈여겨봅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수혜가 기대되는 IT 업종 중 성장성이 뛰어난 기업이 주요 타깃입니다. 해당 분야에서 국내 1등이면서 글로벌 시장에 내놔도 기술과 경쟁력이 최상위권인 우량 종목들이죠. 아울러 해당 기업에 소재와 부품, 장비를 공급하거나 소프트웨어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포트폴리오에 담습니다. 따라서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종목이 모두 투자대상에 포함됩니다.
펀드가 투자하는 세부 업종을 살펴보면 최근 자본시장 핵심 테마 중 하나인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서 있는 반도체, 2차전지, 5G 통신장비 등이 대부분입니다. 반도체 메모리 업종은 올해 바닥을 찍을 것으로 기대되고 2차전지와 5G 통신장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은 산업 성장의 초입 구간에 있어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4차 산업혁명 속에서 성장성이 두드러지는 산업에 대해 정부 지원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죠.
개별 투자 종목은 우선 신성장산업군에 속하고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을 150개가량 추린 뒤 이 중에서 최종 선정합니다.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는 현재 IT 대장주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담고 있고 업종 내 대표주들인 NAVER와 SK하이닉스, LG화학, 케이엠더블유 등도 각각 2~5%씩 골고루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들 투자 종목이 증시에서 양호한 성과를 내면서 펀드 수익률도 좋습니다. 작년 10월 21일 설정 이후 지난 12일 현재 누적수익률이 33%를 웃돌죠. 이는 올해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에서의 환매 행렬 속에서도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가 1900억원 넘는 자금을 쓸어 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요즘 가장 핫한 업종과 종목에 투자하면서 수익률도 그에 걸맞게 괜찮으니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봐야겠죠.
펀드 운용은 공인회계사로 삼일회계법인에서도 근무한 바 있는 김정수 리서치본부 팀장과 KDB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출신의 서윤석 펀드 매니저가 담당합니다.
아울러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글로벌 네트워크가 가장 탄탄한 미래에셋운용답게 미국과 홍콩 등의 해외 법인과 국내 리서치 조직이 유기적으로 펀드 운용에 참여합니다. IT 업종의 경우 글로벌 동조화 경향이 강한 만큼 해외 동종기업의 주가 변수가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미래에셋코어테크 펀드의 총 보수는 C클래스 기준 연 1.755%이며 환매수수료는 없습니다.
임명재 미래에셋운용 WM마케팅부문장은 "글로벌 증시는 전체 시장지수보다는 섹터가, 섹터 내에서도 종목 선택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는 국내 증시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IT 기업에 집중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