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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 3월 재개 수순…치열한 '갑론을박'

  • 2021.01.12(화) 11:43

금융위 "3월 조치 해제 목표"…학계 "지금 당장 풀어야"
개인 "영구히 폐지해야할 제도"…4월 재·보궐 선거 변수

금융당국이 최근 일고 있는 공매도 재연장 논란에 오는 3월 재개를 공식화 하며 사실상 해제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여파로 주가지수가 폭락하면서 공매도 금지 조치를 꺼내들었지만 최근 코스피가 장중 3200선을 넘나드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자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학계에서는 현재와 같이 비이성적인 국면에 조치를 해제해야 과열 양상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속적인 증시 활성화를 위해 공매도를 영구히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지난해 3월 16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연저점을 넘어 곤두박질치기 시작하자 6개월 간 공매도를 금지했다. 이후 8월 27일 바이러스 재확산 우려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를 감안해 공매도 금지기간을 올해 3월15일까지 연장한 바 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에 배팅하는 매매 방식으로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매도하는 무차입 공매도와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빌린 주식을 시장에 파는 차입 공매도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무차입 공매도는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한 불법 행위다.

공매도 금지 조치 만기일이 약 2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연장 여부가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자 금융위는 현재 시행 중인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를 예정대로 3월15일 종료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측은 "금융당국에서는 3월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불법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조성자 제도개선,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제도개선을 마무리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를 두고 학계와 투자자 간 대립은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까지 두 달 가량을 기다릴 필요 없이 현재 국내 주식시장이 고평가·과열 양상에 들어섰을 때 재개해야 큰 충격 없이 해당 제도의 순기능을 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공매도는 과열된 종목의 가격을 조정해 거품을 제거하고, 거래가 없는 종목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순기능이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지수는 새해 첫장 이후 전 거래일까지 10% 가까이 치솟는 등 단기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 자금 흐름을 보면 개인 자금이 4조원 넘게 유입되고 있어 정상적인 흐름으로 보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이렇게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을 때 제도를 풀어줘야 버블 제거 등의 순기능을 발휘해 시장의 비이성적인 흐름을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반대로 국내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은 반대 입장이 확고하다. 지난 11일 금융위가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를 공식화하자 일부 투자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영구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3번째 연장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며 금융위 입장을 감안하면서도 "국가 경제와 증시 활성화, 이에 바탕이 되는 개인 투자자들을 고려하면 결정이 한결 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국내 주가지수가 지난 13년 동안 상승세를 거듭했다면 공매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 동안 박스권에 갇혀 많은 개인들이 희생을 치른 끝에 현재 극적인 상황에까지 오게 됐다"며 "정부에서 할 일은 일단 공매도를 금지시켜놓고 정책적으로 국내 기업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 받아야 현재와 같은 증시 활성화는 지속될 수 있다"며 "수익이 창출되는 시장에 개인 참여가 늘면 국가 세수도 증대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정착하는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3월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4월 예정인 재·보궐 선거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도 600만~700만명으로 추산되는 개인 투자자들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여권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금융위가 기존 입장을 고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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