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수익률 고공행진을 벌이던 베트남 주식형 펀드가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베트남 정부의 방역 조치 강화에 내수 경기가 침체하면서 증시 상승 탄력이 둔화된 탓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베트남의 긍정적인 경제 전망을 고려할 때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지금을 투자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수익률 선두 뺏긴 베트남 펀드
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베트남 주식형 펀드는 올 들어 상반기까지 34.2%의 수익을 올리며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 1위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펀드 성과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지난 7일 기준 –2.3%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수익률 부진은 베트남 증시 흐름과 함께 한다. 베트남 VN지수는 올 1월 말부터 지난 7월 초까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1035.51에서 1420.27포인트로 37% 넘게 올랐다. 그러나 이후 지수의 상승 탄력이 둔화하면서 1200포인트 중반대까지 밀린 상태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확진자 수 증가로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내수 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것이 단기 조정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강화된 방역 조치로 내수 부진이 심화돼 지난달 베트남의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9.2% 역성장했다"며 "베트남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가장 높은 호찌민시의 봉쇄가 내수 경기에 큰 충격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4분기 반등 기대…밸류에이션 부담 완화
전문가들은 베트남 증시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4분기 초부터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며 베트남 펀드 투자에 대해서 호의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강화된 방역 조치에 경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렸음에도 베트남 상장기업들의 이익은 지속적으로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베트남 상장사들의 올해와 내년 연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각각 4%, 6% 가량 상향 조정했다. 12개월 선행 EPS의 경우 올 들어 30% 이상 높이면서 향후 이익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점도 투자 심리에는 긍정적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13배 수준으로 최근 5년 평균인 14.5배를 밑돌고 있다.
이소연 연구원은 "지난달 최악의 셧다운에도 베트남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은 계속 진행됐다"며 "조정장 이후 가격 부담도 해소되고 있는 만큼 봉쇄 완화 여부 등을 확인하며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