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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보다 더 위험'…금감원, 신기술조합투자 '경보'

  • 2021.09.15(수) 12:30

신기술사업투자 2년 사이 62.5% 급증
투자자 위험과 보호장치 등 따져봐야

최근 사모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투자가 급증하면서 금융감독원이 투자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실제 투자를 하는 개인들에게는 주의를 당부하고, 판매사인 증권사엔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 등 행정지도를 추진한다.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이후 투자자들이 신기술사업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금감원은 오히려 신기술사업투자가 더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본원./사진= 이명근 기자 qwe123@

'사모' 막히자 신기술사업투자에 쏠리는 '돈'

15일 금융감독원은 사모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투자하는 개인들에게 소비자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신기술조합은 중소·벤처기업의 비상장증권 등 신기술사업자에 투자한다. 투자 성공 시 고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그만큼 유동성 제약, 원금 손실 등 투자위험이 큰 금융투자상품이다. 

신기술조합은 지난 2016년 규제 완화 이후 취급 증권사가 늘어난 가운데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 니즈가 맞물리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신기술조합 약정금액은 11조7000억원으로 2018년 말 7조2000억원 대비 62.5%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신기술조합 수도 459개에서 997개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2019년 이후 신기술사업투자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개인들이 크게 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증권사를 통해 모집한 신기술조합 출자자(LP, 3327명) 중 개인투자자는 2521명, 75.8%에 달했다. 이들 개인투자자는 대부분 일반투자자들이다. 

2018년을 기점으로 대형 사모펀드 사태가 연달아 터지며 사모펀드 투자가 어려워지자 신기술투자에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사모펀드보다 더 위험해 

문제는 신기술사업조합 투자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보다 더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신기술조합 투자는 사모펀드 투자와 유사하나 투자자 보호 수준이 훨씬 미흡하다. 

실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는 손실 감내 능력이 있는 전문투자자나 적격투자자에 한해 투자가 가능하지만 사모 신기술조합은 투자자 제한이 없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적용 대상에도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는 포함된 반면 신기술사업조합 투자는 빠져있다. 고위험 투자임에도 일부 증권사들이 투자 권유 시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등 소비자 보호도 취약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신기술조합은 고위험증권 등에 주로 투자해 투자에 따른 위험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면서도 "사모 신기술조합에 대한 투자권유는 금소법 적용 대상도 아니어서 증권사의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 및 이행 의무가 없는 상태"라고 우려를 전했다. 

투자자는 자기책임, 증권사는 투자자보호 키워야

이에 금감원은 신기술조합 투자에 따른 위험을 제대로 감내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투자자 본인의 투자성향 분석을 요청하고 그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또 판매 증권사에 투자 관련 사항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부적으로 투자대상, 구조, 운용주체, 수수료, 투자위험 등 중요사항에 대한 설명자료를 받고 충분히 이해하고서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투자 판단 시 판매 증권사 직원에 의존하기 보다는 제대로 된 설명 및 설명 자료를 토대로 '자기책임 원칙' 하에 신중하게 투자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증권사에 대해 사모 신기술조합 투자에 대한 권유 시 금소법상 금융상품 판매업자로서 판매 규제를 준용하고 이에 필요한 내부통제를 마련하도록 행정지도에 나설 계획이다. 내달 8일까지 업계 의견을 청취한 후 금융감독 행정지도 심의위원회에 상정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는 자신의 위험허용 수준을 초과해 투자하거나 투자위험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투자하게 되는 등 사실상 불완전판매에 노출될 개연성이 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증권사 대상으로는 투자자보호체계 강화 및 건전한 영업관행 정착을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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