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를 거듭하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3분기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나 지분법이익이 크게 감소한데다 법인세 비용도 늘어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줄었다.
그러나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순이익을 다시 한번 경신한 것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 순이익의 2배 달성 기대감도 그만큼 커지는 모습이다.
3분기 순익 837억…지분법이익 감소 여파
16일 미래에셋운용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83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49억원보다 37.9% 감소한 수치다. 2분기 1465억원에 비해서는 42.9% 줄어들었다.
수수료수익이 크게 늘면서 영업이익은 606억원에서 841억원으로 38.8%가량 증가했으나 지분법이익이 953억원에서 414억원으로 반 토막 나면서 전체 순익이 확 줄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3분기 2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생명 지분 등 관계사 지분을 취득하면서 지분법이익이 크게 늘어난 바 있다.
이외에 같은 기간 법인세 비용도 196억원에서 408억원으로 2배 이상 늘면서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누적실적은 '굿'…4분기 실적 주목해야
3분기 실적은 다소 실망스럽지만 상반기 장사를 잘해둔 덕분에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을 또 한 번 경신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순익과 영업익은 각각 4532억원, 3124억원에 이른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발돋움한 미래에셋운용답게 해외 법인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국내 법인보다 많다.
해외 법인의 3분기 누적 순익과 영업이익은 2651억원, 1355억원으로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해외 법인은 운용자산(AUM)이 꾸준히 늘면서 실적도 함께 좋아지고 있다.
미국 현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계열사 글로벌 엑스(Global X)의 AUM은 올 들어 3분기까지 20조원 이상 늘어났다. 이에 해외 법인 전체 AUM은 2016년 말 13조98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90조6028억원으로 6.5배가량 증가했다.
국내 법인의 실적도 양호하다. 국내 법인의 3분기 누적 순익과 영업익은 2437억원, 1771억원으로 해외 법인과 마찬가지로 3분기 누적 기준 최대치를 썼다. ETF와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중심으로 한 수탁고 증가가 역대급 실적의 원동력이다. 미래에셋운용의 수탁고는 올 들어서만 10조원 넘게 증가하면서 3분기 말 158조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4500억원이 넘는 순익을 벌어들이면서 지난해 기록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의 200% 달성도 가시권에 들게 됐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256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4분기에는 일회성 비용의 회계 처리가 몰리는 경향이 있어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4분기 17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4분기에는 성과급과 법인세 등의 비용이 일괄 처리되는 경향이 있다"며 "비용 규모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연간 실적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