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를 표방하며 일찌감치 바다 건너로 눈을 돌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진출한지 10년 만에 운용자산 100조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만 50조원대 규모의 ETF를 운용하는 등 미래에셋운용이 해외에서 굴리는 ETF 자산은 국내 전체 ETF 시장 규모를 훨씬 웃돈다.
미래에셋운용은 14일 전 세계에서 운용하고 있는 ETF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102조1751억원으로 국내 운용사 중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2020년 말 65조7083억원 대비 36조4668억원 늘어난 것으로, 국내 ETF 시장 전체 자산총액 74조원의 약 1.38배에 이른다.
글로벌 ETF 리서치 기관 'ETFGI'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 세계 ETF 운용 규모는 1경1400조원에 달한다. 미래에셋운용의 운용 규모는 전 세계 ETF 운용사 가운데 14위를 기록 중이다.
미래에셋운용의 ETF 역사는 지난 2006년 한국거래소에 'TIGER ETF' 3종을 상장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에는 국내 운용사 중 최초로 홍콩거래소에 ETF를 상장하면서 글로벌 ETF 운용사로서 첫 발걸음을 뗐다. 같은 해 캐나다 '호라이즌스(Horizons) ETFs'를 인수하며 글로벌 ETF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018년에는 전 세계 ETF 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의 ETF 운용사 '글로벌 엑스(Global X)'를 인수했다.
미래에셋운용의 해외 ETF 운용법인 가운데 운용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미국 Global X다. 지난해 말 기준 90개의 ETF를 통해 약 52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인수 당시 8조원대에 불과했던 운용 규모가 3년 만에 6배 이상 증가했다.
ETF.com에 따르면 Global X ETF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0년 말 15위에서 지난해 말 11위로 급상승했다.
특히 Global X의 'Global X Nasdaq100 Covered Call(QYLD)'는 순자산이 59억달러(약 7조원)에 달해 미래에셋 해외 ETF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는 테마형 ETF인 'Global X US Infrastructure Development(PAVE)'가 55억9000만달러(약 6조6400억원)로 뒤를 잇고 있고, 2차전지 밸류체인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Global X Lithum & Battery Tech(LIT)'의 순자산도 55억7000만달러(약 6조6200억원)에 달한다.
한국 TIGER ETF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TF 수는 134개, 규모는 26조2000억원에 이른다. TIGER ETF는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를 비롯한 해외주식 테마형 ETF가 시장의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국내 ETF 시장 점유율이 25.2%에서 35.5%로 10%포인트 이상 높아지는 등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