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개인투자자들로부터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가 올 들어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상품을 운용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긴급 점검 세미나를 열고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미래에셋운용은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이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2~3분기 순이익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주가 흐름은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금리 인상과 소비 위축 등 대내외 변수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추가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익률 처참해진 지난해 순매수 1위 ETF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는 11일 1만2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27.5% 하락한 수준이다.
이 상품은 Solactive사가 발표하는 China Electric Vehicle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지수는 중국 전기자동차 및 관련 부품을 생산하면서 중국이나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는 지난 2020년 12월8일 상장 이후 투자자들의 압도적인 관심을 끌어모았던 상품이다. 지난해 개인은 이 상품을 2조4010억원 사들이며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투자금이 집중되면서 상장후 7달 만에 해외주식형 ETF 최초로 순자산총액이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 순자산총액은 3조원을 넘어섰다. 수익률도 우수했다. 상장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수익률은 71%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연초 1만7870원으로 출발했던 주가는 지난달 26일 1만890원으로 상장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후 소폭 상승하면서 1만2000원대로 올라왔으나 연초이후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투자자 불안 해소 위한 긴급 진화
상품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긴급 점검 세미나를 열고 중국 전기차 산업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세미나에는 이필상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 리서치본부 상무가 강연자로 나섰다.
이필상 상무는 최근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내려가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Solactive China Electric Vehicle 지수에 편입된 종목의 지난 2020년 가중평균 PER은 60배까지 올랐었으나 현재 25배로 낮아졌다.
이 상무는 "글로벌 금리 인상, 상해를 중심으로 시작된 봉쇄정책의 장기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PER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수 측면에서 봤을 때 매출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의 가중평균을 분석해 보면 올해 매출은 50% 이상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수는 전기차 기업 뿐 아니라 배터리 기업을 포괄하고 있어 평균적으로는 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에 포함된 종목 대부분 매출은 성장했으나 순이익 향방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인다. 리튬생산업체인 간펑리튬 순익은 증가했으나 배터리 생산업체인 CATL의 순익은 감소했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생산업체의 순익은 증가했지만 제조업체의 순익이 줄어든 것이다. 이에 이 상무는 향후 원가상승분을 고객에 전가하면 2~3분기내 순익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승한 전기차 가격을 소비자가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3월 중국 자동차 시장내 전기차 점유율은 25%로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었다"며 "소비자들의 전기차 선호도가 올라 가격이 올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유류가격 상승으로 인한 내연 자동차 유지비용 상승이 전기차 원가 상승과 비슷한 수준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늘어나는 비용 체감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실적은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기업가치가 하락한 것에 대해 장기투자 관점에서 매력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수에 포함된 종목의 수익이 계속 늘어나는게 보이는데 PER이 위축되는 건 좋은 진입포인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실적은 계속 늘어가는데 기업 가치가 낮게 평가되면 장기투자 입장에서는 굉장한 매력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이 상무는 "중국 금리 인상을 높게 점치진 않지만 만약 금리가 높아지게 된다면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의 여지가 있다"며 "더 큰 리스크는 소비위축 문제로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축소된다면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운용사 말대로 회복 가능할까
미래에셋운용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최근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 ETF 가격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인다.
지난달 26일 1만890원으로 상장가 수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현재 1만2950원으로 18.9% 상승했다. 상품이 높은 비중으로 편입한 종목들의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 상품이 9.1%의 투자비중을 갖고 있는 BYD의 경우 같은 기간 주가가 8.4% 상승했다.
다만 최근의 상승세를 보면서 중국 전기차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평가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중국 봉쇄 이슈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최근 반등이 단기 반등으로 이어지고 다시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며 "최근 반등이 단기적인지 추세적 반등인지 꾸준히 의심하면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초 수준까지 주가가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이 운용역은 "연초 이후 하락폭이 매우 컸고 주가가 다시 상승할 모멘텀이 부재한다는 점에서 주가가 연초 수준까지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