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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IB 고삐 바짝…리딩뱅크 경쟁 힘 보탤까

  • 2022.06.09(목) 09:55

1분기 IB 수익 2.6배 껑충…조직개편에 IB통 영입효과
리딩뱅크 빼앗긴 신한지주, KB와 격차 좁혀…증권이 관건

'라임 사태'로 홍역을 치른 신한금융투자가 최근 투자금융(IB)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지주내 영향력을 키울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신한금융투자의 사모펀드 손실비용 처리 등으로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에 리딩뱅크 자리를 빼앗겼지만 최근 그 격차가 좁혀졌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올들어 기업공개(IPO) 독립 본부를 만들고 김상태 전 미래에셋증권 IB총괄 사장 등 'IB통'을 잇달아 영입하는 등 IB 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당장 올해 1분기 관련 실적이 2배 이상 뛰는 등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투자의 실적 기여도가 향후 리딩뱅크 레이스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GIB 순익이 전체 66%…LG엔솔 주관·DCM서도 실적개선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의 1분기 순이익은 1045억원으로 전년 동기 1681억원 대비 37.83% 축소됐다. 다른 증권사들과 마찬가지로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대금 축소 여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7739억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33조3505억원)보다 40% 쪼그라들었다. 

실제 신한금융투자의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에서도 이 감소폭은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1분기 1616억원에서 올해 919억원으로 43%나 축소된 것이다. 

하지만 IB 사업부문을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신한금융투자의 1분기 IB 수수료 수익은 957억원으로 367억원에 그쳤던 전년동기보다 2.6배 성장했다. IB 기능을 총괄하는 GIB(글로벌투자금융)그룹의 1분기 순익은 690억원으로 전체의 66%에 달했다.

연초 조직개편에서 IB 부문에 힘을 실은 데 이어 김상태 사장을 필두로 한 IB 전문가를 공격적으로 데려온 게 주효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초 GIB그룹 산하에 독립된 IPO본부를 마련했다. 기존 기업금융본부 산하 부서였던 IPO1·2·3부는 IPO본부에 편제돼 오직 IPO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GIB그룹 조직도 / 자료=신한금융투자

특히 지난 3월 김상태 전 미래에셋증권 IB총괄 사장이 GIB 총괄 각자대표 사장으로 오면서는 신한금융투자가 정통 IB 하우스로 갈 채비를 차렸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기 시작했다. 김 사장이 과거 LG카드, 롯데쇼핑, 제일모직부터 비교적 최근에는 크래프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현대중공업, 셀트리온헬스케어까지 굵직한 IPO 트랙레코드를 가진 IB통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윤복 NH투자증권 ECM(주식발행시장)1부 이사 또한 신한금융투자의 IPO본부장으로 이직을 앞두고 있다. NH투자증권에서만 23년을 근무한 그는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형 IPO 딜을 맡으며 NH투자증권이 IB 명가로 거듭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평가받는다. 이번 영입에는 김 사장이 직접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IB 드라이브로 신한금융투자는 역대 공모주 시장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의 공동주관사로 활약했다. 대형 IPO 수임으로 인수·주선 수수료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신한금융지주 또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지난 2월 서울역 밀레니엄 힐튼 호텔 담보대출과 죽전 데이터센터 개발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빅딜을 연이어 주관해 부동산 금융시장에서도 성과를 냈고, 1분기 회사채 인수·주선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20% 이상 증가하는 등 채권발행시장(DCM)에서도 실적 개선이 가시화된 모습이다. 

증권에 달린 리딩뱅크 판도…KB증권과 경쟁구도 '필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신한금융투자가 앞으로 지주의 리딩뱅크 경쟁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는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라임 사태 이후인 2020년과 2021년 모두 KB금융지주에 1등 자리를 내어 준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그 차이를 527억원(순익 기준)까지 좁혔다. 특히 비은행 부문 순익만으로는 신한이 6000억원으로 KB(5500억원)를 앞섰다.

때문에 자기자본 기준으로는 무리가 있지만 결국 KB증권과의 비교는 필연적인 상황이다. 비은행 핵심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의 실적은 향후 리딩뱅크 판도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주 차원에서 GIB 사업을 추진하고 신한금융투자가 IB 부문에 공을 들이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앞서 IPO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대체투자부분을 부동산금융본부로 통합하는 등 IB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한 데 이어 향후 ECM과 DCM 등 전통 IB영업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나아가 대체투자에서도 수익확대를 모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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