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증권사들은 고객 소통 창구로써 유튜브 채널 확장에 힘써왔다. 구독자 100만명을 달성한 증권사가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세 곳이나 된다.
그러나 확 커진 채널 크기에 비해 최근 올라온 영상 조회 수는 저조한 편이다. 증시 침체가 길어지면서 주식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인 탓이다. 증권사들은 콘텐츠 다각화로 조회 수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구독자는 100만인데...유튜브 조회수 급감
13일 기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튜브 구독자 수가 제일 많은 회사는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의 구독자 수는 120만명으로 집계된다. 미래에셋과 삼성도 각각 114만명, 109만명이다. 이들 세 증권사는 구독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하면 주어지는 골드버튼을 수령했다.
10만명을 돌파한 곳도 5곳이나 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은 10만명을 돌파해 실버버튼을 받았다.
증권사들의 유튜브 채널이 빠르게 성장한 것은 2년간의 증시 활황 덕분이다. 주식 투자에 뛰어든 개인투자자가 급격히 늘면서 주식이나 경제 관련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덕분이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너도나도 유튜브 채널 강화에 나섰다.
전담조직을 만들거나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등 투자를 집행한 곳도 있다. 삼성증권은 2020년 말 10명이 넘는 팀원으로 구성된 미디어전략팀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엔 2020년 10월 유튜브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스튜디오 2개를 새롭게 만들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스튜디오를 신설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기존에 채널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STEPS TV'를 개설했다.
그러나 현재는 구독자 증가속도가 다소 정체된 상황이다. 조회 수도 1년 전과 비교해 뚝 떨어졌다. 100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세 회사의 조회수는 2000회 안팎이다. 일부 영상의 조회 수는 1000회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처럼 주식 투자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건 주식시장 한파가 길게 이어지면서 주식투자 열기가 다소 사그라든 데 기인한다.
최근 코스피,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증시 지수가 최고점이었던 2021년초 65조원에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 머물러 있다. 증시 주변자금으로 인식되는 투자자예탁금도 지난 7일(최근 조회일) 기준 57조7866억원으로 1년전(66조6217억원)과 비교해 약 9조원 가량 쪼그라들었다.
현장에서도 실감할 정도로 고객 문의가 급감했다는 반응이다. 증권사 유튜브에 출연 중인 한 애널리스트는 "고객 문의도 많이 감소했고, 증권사 채널 뿐 아니라 삼프로 등 경제 채널들의 조회 수가 많이 줄어든 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량이 반토막이 난 데다가 거리두기 해제로 사람들의 바깥 활동이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돌아와요 동학개미' 콘텐츠 다각화 시도
이 가운데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콘텐츠 개발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주식 외에도 부동산, 가상자산 등 다양한 자산에도 손을 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인이나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가상자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신투자인류 디지털펑크' 코너를 신설한 데 이어 부동산 투자 관련 콘텐츠인 '꼭따리, 부동산!' 코너를 런칭했다.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흥미성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업계 ‘미생’을 컨셉으로 신입 애널리스트의 일상을 그려낸 웹드라마 '미래의 회사'를 제작했다. 현대차증권은 가상자산 전문 스타트업 회사와 손을 잡고 가상자산 투자 도전기 내용의 다큐멘터리 '코인간극장' 시리즈를 공개했다.
가상 애널리스트도 등장했다. 삼성증권은 가상 인간인 버추얼 애널리스트를 활용한 콘텐츠를 출시했다. 실제 애널리스트를 본 따 만든 버추얼 애널리스트가 진행하는 시황 방송을 내놨다.
증권사들은 조회 수 감소 추세에도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유튜브 채널 강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수익창출이 목표가 아니었던 만큼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성기였던 작년과 비교하면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긴 하지만 구독자 수도 느리지만 조금씩 늘고 있긴 하다"며 "프로그램 개편이나 카테고리별 채널 분리 등 여러 방안을 생각하면서 투자자 니즈를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