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이 자사가 운용 중인 삼성그룹주펀드의 운용전략을 전격 재편했다. 주식 선물을 활용해 삼성전자에 대한 실질적 투자비중을 30% 안팎까지 높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투자 매력이 낮은 종목은 과감히 제외하는 등 '유연한 운용'에 방점을 두기로 했다.
3일 한투운용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상 펀드가 주식 현물로 삼성전자를 편입할 수 있는 최대치는 삼성전자가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지난달 말 기준 21.5%)까지다. 다만 펀드는 순자산의 10% 이내에서 선물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특정 종목에 대한 실질적 투자비중을 높일 수 있다.
한투운용은 이를 활용해 '한국투자삼성그룹펀드' 운용전략 재편에 나선 것이다. 사측은 공모펀드가 구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액티브 전략을 적극 활용하면서 수익률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삼성그룹펀드는 정보기술(IT), 금융, 미디어∙서비스, 산업재, 바이오, 서비스 등 13개 업종에 두루 분포한 삼성그룹 16개 종목을 투자 대상으로 한다. 삼성그룹은 단일 그룹이지만 업종 분산이 잘 된 기업집단이다.
IT(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에스디에스 등), 금융(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미디어서비스(제일기획, 호텔신라, 에스원 등), 산업재(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 서비스(멀티캠퍼스) 등 핵심산업 우량주가 다수 포함된다.
한국투자삼성그룹펀드는 펀더멘털(이익 창출 능력)과 시가총액, 업종 전망, 재무구조 등에 따라 삼성그룹주 16개 종목의 투자등급과 투자비중을 결정한다. 주식운용본부장과 담당 펀드매니저, 리서치팀으로 구성된 '삼성그룹주 투자위원회'가 이를 주도한다.
운용전략 재편 전에는 삼성그룹주 16개 종목을 모두 펀드에 편입했으나 앞으로는 시기별로 상대적 투자 매력이 낮은 종목은 편입하지 않을 수 있다. 액티브 펀드의 강점을 이용해 전략 종목에 대한 투자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의도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는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설정된 삼성그룹주펀드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 1호(C5)'의 설정일(2004년 11월 2일) 이후 지난달 말까지의 수익률은 361.2%로 같은 기간 코스피TR지수 상승률(300.5%)를 60%포인트 가량 웃돌았다. 한국투자삼성그룹펀드는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와 미국 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 대형 이벤트로 인한 급락 후 반등장에서 높은 성과를 냈다.
한투운용은 전략 재편과 더불어 펀드 운용역도 보강했다. 주식운용본부 리서치팀에서 5년여간 삼성그룹 관련주를 조사분석한 최원준 책임이 기존 책임운용역 김효찬 수석과 함께 이 펀드를 공동으로 책임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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