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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기술성장제도, 투자자 위한 보완점은?

  • 2022.09.02(금) 09:00

<기술성장기업 특집 6편>
미래추정이익 실현 못해도 보완할 장치 없어
기술평가방식 개선해 제대로 된 기업 선별해야

앞서 1~5편의 기술성장기업 특집 시리즈를 통해 기술성장기업의 현황 및 매출, 순이익, 추정 순이익 달성 여부 등을 알아봤는데요. 그동안 시리즈를 보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내용이 바로 기술성장기업들의 공모가 산정방식이었어요. 

시리즈 마지막인 6편에서는 공모가 산정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볼게요. 

뷰노, 올해 목표 순이익은 '45억원'

지난해 1월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같은 해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뷰노. 이 기업도 기술성장제도를 활용해 상장한 기업이에요. 

상장 당시 뷰노는 주관회사인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과 함께 희망공모가를 산정했어요. 사업 및 재무 유사성을 기준으로 이미 상장해 있는 비교대상 회사 3곳을 정하고 상대가치평가(PER방식)방법을 활용해 PER 배수를 산출했는데요. 

이어 2022년과 2023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각각 64억원과 207억원으로 잡고 이를 2021년 현재가치(할인율 20%)로 환산한 가격인 45억원(2022년)과 120억원(2023년)을 기준으로 희망공모가를 계산했어요. 그 결과 1만5000원~1만9500원이 나왔고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적으로 2만1000원을 공모가로 확정했어요. 

비교대상 회사의 PER배수도 희망공모가 산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가장 핵심은 뷰노가 적용한 추정 당기순이익이에요. 그렇다면 뷰노는 공모가 산정 당시 목표로 한 2022년 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나가고 있을까요. 

반기보고서(2022년 1월~6월) 기준 뷰노는 11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어요. 희망공모가 산출에 반영한 2022년 추정 순이익 45억원을 달성하려면 앞으로 연말까지 16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야하는 상황인데 극적인 반전이 있을까요? 

목표했던 순이익을 달성하지 못한 것뿐 아니라 주가도 이미 공모가보다 많이 떨어졌는데요. 미래추정이익을 제시하며 상장 당시 1주를 2만1000원에 팔았던 것과 달리 뷰노의 현재 주가(8월 31일 종가)는 6610원. 공모가의 3분의 1도 못 미치는 수준이죠. 뷰노의 미래추정이익을 보고 투자한 주주들 입장에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는 결과인데요.  

물론 뷰노의 주가 하락이 추정 순이익을 달성하지 못해 나온 결과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요. 다만 적어도 뷰노가 미래추정이익을 좀 더 현실적으로 반영했다면 투자자들도 상장공모 당시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할 수 있었겠죠.  
현실과 동 떨어진 미래추정이익 

뷰노를 비롯, 기술성장기업 상장공모 과정에서 기업들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심사하는 곳은 금융감독원이에요. 금감원은 상장 예정기업 희망공모가를 어떻게 산출했는지 그 근거가 증권신고서에 잘 담겨 있는지 등을 검토하는데요.

문제는 희망공모가 산출에 반영한 미래추정이익이 합리적인지, 너무 과대평가한 것은 아닌지, 시장전망을 낙관한 것은 아닌지, 희망공모가격이 적정한지 등에 대한 판단은 금감원이 하지 않는다는 점. 

뷰노는 증권신고서에 현재 판매 중인 제품이 안정적으로 팔리고, 개발 중인 제품이 성공해 상용화한다는 가정 하에 당기순이익을 추정했다고 밝혔어요. 그러나 이렇게 판단한 내용이 합리적인지, 실현 가능한 이야기인지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심사하지 않아요. 희망공모가 산출의 근거가 들어가있는지 형식적인 검토만 할 뿐이죠. 

따라서 기술성장기업들이 증권신고서에 제출하는 미래추정이익은 시장의 전망치 등 통계를 기반으로 계산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은 다시한번 기억할 필요가 있어요. 어떤 통계를 끌어다 쓰느냐에 따라 주관적인 시각이 많이 담길 수도 있어요.

근본적으로 미래추정이익이란 숫자 자체에 불확실성이 가득 담겨 있을 수밖에 없고 이를 기반으로 산출한 희망공모가도 가격이 합리적인지 여부를 따지기 어려워요. 그렇다고 금감원이 나서서 회사가 벌어들일 미래이익이나 희망공모가를 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죠.  

대신 금감원은 기술성장기업이 상장 후 3개 연도에 대한 미래추정이익과 실제 이익을 비교해 기재해 그 차이가 있으면 괴리율을 표기한 내용을 정기보고서(사업·반기·분기보고서)에 넣도록 하고 있어요. 다만 이 역시도 어디까지나 사후처방인 셈이죠. 결국 미래추정이익을 바탕으로 한 기술성장기업의 공모가가 적정한지 여부는 시장의 판단, 그리고 투자자의 몫으로 남아있는 셈이에요.  

상장 전부터 제대로 된 기업 발굴해야

미래추정이익이 허상으로 남지 않으려면 상장 전 심사과정에서 제대로 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해요. 제대로 된 기술평가가 곧 투자자 보호 장치인 것이죠.

하지만 현재 기술평가 방식은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혁신기업의 기술평가 및 상장지원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한 김기경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2005년 기술평가제도 도입 후 상당부분을 평가기관 자율에 맡겨 왔다"며 "하지만 최근 기술성장제도를 활용해 상장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업종도 다양해지면서 기술평가 방식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어요. 

현재 기술평가를 하는 곳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여러 평가기관이 있지만 평가기관별로 평가방식이 다르고 중복 평가항목도 상당수예요. 또 기술성장제도를 시작한 2005년부터 2010년 초반까지는 주로 바이오기업이 제도를 많이 활용했지만 2015년 이후부터는 IT, 소프트웨어, 소재·부품·장비 등 다양한 업종들이 기술성장제도를 통해 상장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이들 업종을 포괄할 수 있는 평가방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와요. 

현재 한국거래소는 삼일회계법인과 함께 새로운 기술평가모델을 개발 중인데요. 기존보다 기술의 진행단계, 연구개발 투자비율, 사업계획 실행가능성 등 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 '현실가능한지' 좀 더 중점적으로 볼 수 있도록 평가항목을 개선할 예정이에요. 또 바이오, IT, 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을 고려할 수 있도록 평가항목을 바꿀 계획이에요.

한국거래소 김기형 상무는 "새로운 기술평가 모델 적용까지는 3~4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며 "이번 기술평가모델 개선은 기술평가 제도의 강화나 완화가 아닌 신뢰성 개선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강조했어요. 

기술평가 모델을 개선해 기술력 있는 기업을 보다 세밀하게 가려낸다면 기술성장제도로 상장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높아질 수 있겠죠.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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