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조만간 찾아오는 2023 사업연도 결산기에 상장폐지 조치 등으로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곳이 많은 코스닥시장에서 더 많은 시장조치가 발생하고 있어 투자자의 유의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5년간 상장폐지 기업 175개사 중 결산 관련 상장폐지 기업이 42개사로 24%를 차지했다고 6일 밝혔다.
결산 시기에는 투자와 관련한 중요 공시가 집중된다. 감사의견 비적정, 자본잠식, 사업보고서 미제출, 대규모손실 등의 공시가 나오면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결산 시기에는 상장폐지 등 중요한 시장 조치가 수반돼 예상치 못한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경영 안정성이 미흡하거나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에 투자할 경우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결산 관련 상장폐지 사유 중 '감사의견 비적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 5년간 결산 관련 상장폐지 현황을 보면 상장폐지 기업 42개사 중 38개사가 감사의견 비적정이다.
감사의견 비적정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한정 △부적정 △거절의견을 받은 것을 뜻한다. '한정'은 재무제표가 일부 왜곡됐거나 감사 범위에 제한이 있었을 때 받는다. '부적정'은 실질적으로 쓰이지 않으나 재무제표가 크게 틀렸을 때 받는다. '의견거절'은 재무제표 자체를 감사인이 확인하지 못했을 때 받는다.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의견, 부적정·거절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된다. 대상 기업은 개선 기간 내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된다.
코스닥 투자자라면 감사의견 비적정 위험에 더 유념할 필요가 있다. 유가증권시장보다 기업 규모가 작은 코스닥시장 특성상 감사의견 비적정으로 상장폐지되는 기업이 더 많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년간 감사의견 비적정으로 상장폐지된 기업의 90%(33개사)가 코스닥 기업이었다.
또한 지난해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이후 개선기간이 부여돼 퇴출이 유예 중인 22개사 중 코스닥 기업은 17개사에 달했다. 해당 기업은 조만간 공시하는 2023 사업연도 감사의견에 따라 최종적으로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