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작년 9월부터 시행된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 여파로 주력 무선 매출이 빠지면서 시장 예상을 밑도는 1분기 성적을 거뒀다. 올 1분기부터 적용한 새로운 회계기준으로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SK텔레콤은 새로운 수익인식 회계기준(K-IFRS 1115호)을 적용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4조1815억원, 영업이익은 3255억원을 각각 달성했다고 4일 밝혔다. 이익률은 7.78%이며, 순이익은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에 따른 지분법 이익 영향으로 영업이익의 두배에 달하는 6934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회계기준으로 1분기 매출은 4조2207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를 기록했던 전분기(4조4973억원)보다 2800억원 가량 감소했고 전년동기(4조2344억원)에 비해서도 140억원 가량 줄었다.
영업이익은 3595억원으로 전분기(3104억원)에 비해 16% 증가했으나 전년동기(4105억원)보다 12% 감소했다. 이익률은 8.52%로 전분기(6.9%)에 비해선 1.6%포인트 상승하면서 모처럼 반등했으나 10%에 육박했던 작년 2분기(9.74%)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나마 주요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선전에 힘입어 순이익이 전분기(6606억원)과 전년동기(5835억원)보다 개선된 7166억원을 달성해 눈길을 끈다.
이 같은 성적은 증권가 눈높이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증권 정보사이트 FN가이드가 집계한 기존 회계기준 추정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3091억원, 3790억원이었다.
실적이 부진한 것은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조정 여파로 주력인 무선 사업이 주춤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이동전화 매출은 2조568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5%, 전분기에 비해 4.6% 각각 줄었다.
그나마 신규 가입자 확보 노력에 힘입어 1분기에 11만명의 가입자 순증을 기록한 것과 수익성이 높은 4세대 LTE 보급률이 매분기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1분기 84.3%까지 확대된 점, 선택약정할인 상향으로 마케팅 비용 부담이 줄어든 점 등은 영업이익을 전분기 대비 늘어나게 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1분기 기준 SK텔레콤 전체 가입자는 3035만명으로 전분기(3020만명)보다 확대됐으며, LTE 가입자 수는 전분기보다 2.3% 늘어난 2340만명에 달한다. 전체 가입자의 77.1%가 LTE 가입자다.
무선 수익성 지표인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3만3299원으로 전분기(3만4883원)보다 감소했다.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및 취약계층 요금감면(작년 12월 시행)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비해 인터넷TV(IPTV) 등 미디어 사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전년동기보다 9.6% 증가한 446만명을, 모바일 IPTV ‘옥수수’ 가입자수도 25.5% 늘어난 888만명을 기록했다. IPTV 사업을 하고 있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 연결 매출은 가입자 확대와 함께 유료 콘텐츠 소비 증가에 힘입어 전년동기보다 3.8% 증가한 7507억원을 기록했다.
또 다른 자회사인 SK플래닛의 영업손실 규모는 445억원으로 전분기 902억원의 영업손실보다 적자폭이 절반으로 줄었다. 11번가의 효율적 마케팅 기조 등에 따라 손실폭이 감소됐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5G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면서 장기적 성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세계 최고 수준의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보유한 스위스 IDQ 인수를 발표했으며 같은 달 화성 자율주행 실험도시 ‘K-City(케이-시티)’에서 2대의 5G자율주행차가 교통 정보를 주고받는 ‘협력 운행’ 시연에 성공했다. SK텔레콤은 올 해 5G 시대에 꽃 피울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제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유영상 Corporate센터장은 “단기 매출 손실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고객 가치 혁신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회사의 건강한 수익구조를 이어 나갈 것”이라며, “회사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변화와 혁신을 지속 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