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汎) 현대가 건설사인 HDC현대산업개발 그룹 정몽규 회장의 장남 정준선(27)씨가 네이버에 입사해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씨는 영국 옥스포드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인공지능(AI) 분야 전문가다.
18일 네이버에 따르면 정 씨는 인공지능 기반 검색기술을 개발하는 '서치앤클로바'라는 사내 독립기업(CIC: Company-In-Company)에서 근무 중이다. 정 씨는 올해초 옥스포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네이버에 영입돼 병역특례 요원으로 복무하고 있다.
정 씨는 정몽규 회장과 부인 김나영 씨 슬하에 3남(준선·원선·운선) 가운데 첫째 아들이다. 초등학교 때 영국으로 홀로 유학을 떠나 이튼스쿨을 다녔고 옥스포드대 박사 과정 중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와 함께 AI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정 씨는 사람의 입모양만 보고 음성을 인식해 이를 텍스트 자막으로 표출하는 기술 분야의 전문가다. 네이버에 영입되기 전인 올 3월 사내 기술 세미나에서 '인간 소통의 시각적 인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이 강연에서 정 씨는 뉴스 등 TV 프로그램 동영상에 등장하는 사람의 입모양만으로 무슨 말을 하는지를 분석해 자막으로 보여주는 기술을 소개했다.
네이버는 AI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정 씨 같은 인재 영입에 힘입어 이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고 있다. 네이버는 국제패턴인식협회(IAPR)가 개최하는 AI 기반 문자인식 경연대회에서 최근 중국 알리바바를 제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점수를 기록했다. 문자인식 기술 뿐만 아니라 이미지 변환 등에서도 세계적인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AI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로 꼽히면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다.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는 AI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이달초 세계적 권위자인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와 다니엘 리 펜실베니아대 교수를 영입했다.
SK텔레콤은 작년말 AI 개발 전담조직인 AI리서치센터를 신설하고 애플의 인공지능 음성비서 '시리(Siri)' 개발 총괄을 맡은 김윤 씨에게 초대 센터장 자리를 맡겼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로 이름난 국내 시공능력평가 8위 건설사로 최근 지주사로 출범했다. 정몽규 회장이 지분 13.3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고(故) 정세영 회장의 아들이다. 정준선 씨는 범 현대가의 3세로서 HDC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에이치디씨자산운용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준선 씨를 포함한 삼형제가 에이치디씨자산운용 보통주 13.01%(41만주)씩을 나란히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