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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가 페이스북 '좋아요'한 이유

  • 2019.08.28(수) 11:01

5G 시대, ISP-CP '망 비용 대결' 점화
상호접속고시 논란 수면 위로

인터넷 접속경로를 변경해 이용자 불편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페이스북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하자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콘텐츠 사업자(CP)들도 한목소리로 페이스북에 힘을 보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은 망 이용 대가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상호접속 고시' 개정까지 요구하고 나서면서 국내외 CP와 통신사(ISP·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무엇보다 가상·증강현실(VR·AR) 등 고용량 미디어 이용이 활발해지는 5G 시대가 올해부터 활짝 열리면서 진영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유관 부처의 해법에도 관심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기업협회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구글, 네이버, 넷플릭스, 왓챠, 카카오, 티빙 등과 이번 페이스북 판결 관련 공동 입장문을 내고 "문제의 본질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상호접속고시와 과다한 망 비용"이라며 "정부는 망 비용 구조의 근본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이 말하는 상호접속고시는 2016년 정부가 트래픽 사용량에 따라 망 이용료를 부담하도록 변경한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을 말한다.

급증하는 트래픽에 대응해 통신사의 설비투자를 유도하는 결정이었다는 판단이 있으나, CP의 망 이용대가 부담이 높아졌다는 주장도 동시에 제기된다.

CP들이 페이스북 승소를 계기로 제도 개정까지 강력히 주장하는 배경은 지난 4월 상용화한 5G 시대가 열리면서 고화질·대용량 콘텐츠 이용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망 사업자와의 '기 싸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 망 사업자에 불과했던 통신사들도 5G 시대에 대응해 콘텐츠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망 이용 대가를 통한 압박과 함께 제로레이팅(데이터 이용료 무과금)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 우위를 점하려는 수도 있다.

아울러 방통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가 추진 중인 '공정한 망 이용 대가 협상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제동을 걸기 위한 수로도 파악된다.

이들은 "정부는 (국내외 기업간) 역차별 해소를 명분으로 망 이용 계약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오히려 국내 CP에게 부과되고 있는 부당한 망 이용 대가를 정당화하고 고착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현재 VR과 AR 서비스를 하겠다고 나선 것은 오히려 통신사 혹은 통신사 계열의 기업뿐"이라며 "통신사가 망 비용을 내부화하는 우월적 지위로 콘텐츠 산업에 진출하게 되면 공정경쟁의 원칙은 깨지고 관련 산업의 경쟁력도 저하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페이스북이 접속경로를 변경한 이유가 망 이용대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은 여전히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CP들이 주장하는대로 통신사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CP 역시 플랫폼 경쟁력을 활용해 실력 행사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페이스북도 최근 승소 이후 자청한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은 지적이 나오자 "한국 통신사와 성실히 협상하고 있었고, 비용도 지불해왔다"며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통신사와 페이스북 중 누가 우위를 차지하는 가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방통위는 패소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 CP에 대한 규제 집행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안도 고심중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내 CP들까지 들고일어난 마당이므로 통신망 고도화와 국내 CP 경쟁력 강화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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