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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판결 후폭풍…법률 개정 목소리 높아졌다

  • 2019.09.18(수) 14:19

과방위 의원 중심 이용자 보호 위한 규제 마련 나설듯

'세기의 재판'으로 불렸던 방송통신위원회와 페이스북 간 행정소송에서 페이스북이 승소하면서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제도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8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과방위 소속 여야 의원 공동 주최로 '페이스북 판결로 본 이용자보호제도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3월 페이스북이 인터넷 접속 경로를 해외로 임의 변경해 접속을 지연시킴으로써 이용자 불편을 일으켰다며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지난해 5월13일 법원에 행정처분 집행정지를 신청, 법원은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줬다.

서비스 이용 지연과 불편을 초래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방통위는 즉각 항소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토론회는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 등으로부터 이용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법·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위기의식에서 시작됐다. 이번 사례로 향후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유튜브와 넷플렉스 등 다른 해외 사업자들이 유사한 문제를 일으켰을 때 법적 제재를 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변재일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재판부는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주며 현행법의 한계를 지적했다"며 "대형 글로벌 CP의 이용자 이익침해에 대해 명쾌하게 처벌하고, 대형 글로벌 CP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법·제도의 정비가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18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페이스북 판결로 본 이용자보호제도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과대학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이날 발제를 맡은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이번 판결에 대해 '역차별의 역습'이라고 정의했다. 

최 교수는 "국내·외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일반적인 이용자 보호 규정이 국내 사업자 위주로 적용되고 있었는데, 이것마저 철폐하라는 것은 국내 이용자를 보호하는 대부분의 법을 없애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판결의 핵심 이슈를 이용자 이익 보호와 이용자 보호 규제의 글로벌 집행력 확보, 두 가지로 꼽았다. 규제 개선 방향은 기본적으로 이용자 중심으로 이뤄지는 한편, 국내외 동등 규제 원칙을 설정함으로써 집행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국외에서 이뤄지는 행위라도 국내 시장 또는 이용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전기통신사업법을 적용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등 국외 행위에 대한 국내법 적용 근거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용자 피해구제를 위한 해외 방송통신이용자 보호 관련 규제 기관이나 분쟁해결기관, 개인정보보호 관련 감독기구 등과 실무적 공조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18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페이스북 판결로 본 이용자보호제도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백유진 기자]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는 이용자 보호에 있어서 이용자들이 기술적 대응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페이스북 서비스 약관에는 원활한 시스템 설계에 대한 항목이 있는데, 이는 페이스북이 서비스 품질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를 이용자에게 고지할 의무가 있다"며 "이용자가 품질 우려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야 능동적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이용자 이익의 상대성이 같이 논의돼야 한다고 봤다. 이용자의 이익은 해당 국가의 네트워크 인프라나 시장 경쟁상황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국내와 해외의 기준을 동일선상에 놓고 봐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 위원은 "페이스북 사건의 경우 제출된 응답속도가 일평균 75ms로 국제기준에는 충족하지만, 2017년 기준 국내 LTE 서비스의 지연시간은 36.35ms에 불과해 국내 이용자들은 2배 이상의 지연 피해를 본 셈"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러한 규제 강화로 국내 기업들이 오히려 더 심한 규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우려섞인 시각도 있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이용자 이익의 보호를 목적으로 한 국내외 사업자에 대한 동등 규제 및 해외 사업자에 대한 집행력 확보 노력 필요성은 공감하나, 목표한 바와 다르지 않게 국내 사업자에게만 규제의 신설 또는 확대로 귀결되지 않도록 관련 정책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회 입장에서는 이번 판결이 국내 통신시장의 현실과 이용 행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있다"며 "방통위는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을 귀담아 듣고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제언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도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조금이라도 불편함이 있다면 콘텐츠 사업자이건 네트워크 사업자이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기는 어렵다"며 "오늘 논의를 바탕으로 과기정통부도 이용자보호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관계부처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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