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상용화한 5세대(5G) 통신 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첫 품질평가 결과, 당초 '4G 롱텀에볼루션(LTE) 보다 전송 속도가 20배 빨라진다'는 통신사들의 광고 내용에 한참 못 미친 결과가 나왔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3개사의 5G 평균 속도 측정값이 700Mbps(초당 메가비트)도 되지 않았다. 이론상 최대 20Gbps(초당 기가비트)까지 가능하다던 통신사들의 요란한 광고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국내 통신 3개사 가운데 SK텔레콤의 5G 통신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에서 5G 서비스 커버리지 면적은 3개사 대동소이하나 6대 광역시로 살펴보면 LG유플러스가 가장 넓은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이 같은 내용의 5G 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정부가 조사한 5G 품질 평가는 작년 4월 5G 상용화 이후 이번에 처음 실시한 것이다. 품질 평가는 서울 및 6대 광역시를 대상으로 5G 커버리지 현황 조사 및 통신사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커버리지 정보의 정확성 점검 등으로 진행했다.
이용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품질을 측정하기 위해 주요 다중이용시설 위주로 측정 표본을 선정하고 이용자 행태를 반영해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 유동인구 밀집거리는 주말 등으로 측정 일시와 동선 등을 정했다.
평가대상은 옥외, 다중이용시설, 교통 인프라로 구분해 커버리지 점검 169개 및 품질평가 117개 등 총 286개 표본을 점검 및 평가했다.
5G 다운로드 속도, SKT 가장 빨라
올해 상반기 5G 품질평가를 시행한 결과, 통신사별 다운로드 및 업로드 속도는 SK텔레콤(788.97Mbps)이 가장 빨랐다. 뒤를 이어 KT(652.10Mbps)와 LG유플러스(528.60Mbps) 순이다.
3사의 5G 평균 전송속도는 다운로드는 656.56Mpbs, 업로드는 64.16Mbps로 나타났다. 지난해 측정한 LTE의 전송속도는 다운로드 158.53Mbps, 업로드 42.83Mbps였다. 현재 5G 속도는 LTE보다 다운로드 시 약 4배, 업로드 시 약 1.5배 빠른 수준이다.
세부 유형별로는 평균 다운로드 속도 기준으로 지하철과 대학교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속도가 빨랐으나 KTX와 SRT 등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가 자신의 단말로 직접 측정하는 이용자 상시평가 결과는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22.67Mbps, 업로드는 48.25Mbps로 정부 평가 결과와 유사했다.
5G 이용 중 LTE로 전환된 비율은 다운로드와 업로드 시 모두 평균 6.19%로 나타났다. 통신사별로는 다운로드 시 KT는 4.55%, SK텔레콤은 4.87%, LG유플러스는 9.14%로 조사됐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LTE 전환율은 이보다 높았다. 이날 서울 정부청사에서 진행한 품질 발표에서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통신사들이 5G를 구축했다고 발표한 1275개 시설에서 5G 사용 시 LTE로 전환되는 비율을 측정한 지표"라며 "아직 5G가 구축되지 않은 곳은 5G를 사용할 수 없는 곳으로 판단하고 LTE 전환율을 측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즉 5G를 구축하지 않은 시설(인빌딩)에서도 옥외 설치한 5G가 간혹 잡혔다가 LTE로 전환되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자들이 느끼는 LTE 전환율은 더욱 높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또 ▲5G 최초 통신망 연결까지 소요시간인 접속시간은 다운로드 102.24ms, 업로드 93.81ms ▲지연시간은 30.01ms(LTE 2019년 36.34ms) ▲데이터 손실률은 0.57%(LTE 0.85%) 였다.
서울 5G 커버리지 3사 비슷
서울시 5G 커버리지를 점검한 결과 통신사별로는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3사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반면 6대 광역시는 LG유플러스의 커버리지가 가장 넓었다. 점검 결과 통신사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커버리지 맵 정보가 실제보다 과대 표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중이용시설 5G 가용률은 SKT 우수
대형점포, 백화점, 여객터미널, 대형병원, 전시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5G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3사 평균 약 1275곳이었다. 환경부에서 국내 주요 다중이용시설이라고 집계하는 곳은 5000여곳이다.
해당 시설에서 5G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5G 가용률(5G 전파 신호세기 -105dBm 이상)은 평균 67.93%로 나타났다. 가용률은 양적인 지표로 5G 통신서비스가 된다고 통신사들이 제출한 곳에서 면적의 몇 %에서 5G가 실제로 사용가능한지를 측정한 것이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의 5G 가용률 80%라면 해당 카페의 면적 80%에서 5G가 실제로 사용가능했다는 의미다.
다중이용시설 중 5G 이용가능한 시설이 가장 많은 곳은 SK텔레콤으로 1606곳이었으며 평균 가용률도 79.14%로 가장 높았다.
교통시설 중 지하철은 지하역 총 649개 중 313개 역에 5G가 구축됐다. 주요 노선 점검 결과 5G 가용률은 평균 76.33%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이 가장 많은 지하 역에 5G를 구축했으며 가용률도 가장 높았다.
통행량이 많은 주요 고속도로 32개 구간 중 약 22.33개 구간에 5G 구축이 완료됐다. 5G 가용률은 3사 평균 78.21%였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평가 결과 통신사들이 5G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커버리지와 품질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지만 5G가 데이터 고속도로로 중요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5G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이동통신사는 상반기 평가 결과를 반영해 하반기에도 5G 등 망 투자를 지속 확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이달 중순부터 하반기 5G 품질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연말에는 하반기 5G 품질평가 결과를 포함한 '2020년 전체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