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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스타트업 '쇼핑'에 푹 빠진 네이버

  • 2020.11.27(금) 14:33

[테크&머니]올해 투자 스타트업 87% '쇼핑·물류'
당장 돈버는 쇼핑에 집중 전략

대기업이 신생 벤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간단하게 보면 기발한 아이디어와 기술, 그것을 가지고 사업에 나선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나오기 어려운 새롭고 빠른 '도전'을 사는 셈이기도 하다.

투자가 이뤄진 이후, 처음에는 사업 협력을 하지만 인수·합병(M&A)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해당 기업의 일부로 스며들기도 하고 당당하게 하나의 계열사가 되어 새로운 엔진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대기업의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보면, 해당 기업의 미래를 엿볼 수도 있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이자 동아시아의 대표적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네이버의 돈은 코로나19가 휩쓴 올해 어떤 분야 스타트업으로 흘러갔을까.

◇ 스타트업 투자에 1000억…'쇼핑 분야만 87%'

네이버는 올해 스타트업 투자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등 신성장 동력 마련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인공지능(AI)·데이터 등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던 예년과 달리 온라인 쇼핑 관련 스타트업에 화력을 집중한 것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전자상거래(e커머스)가 활발해지는 시장 환경에 적극 대응하는 것을 넘어 거의 '올인'한 모양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네이버는 올해 3분기까지 스타트업 직접 투자에 1178억원을 밀어넣었다.

이 가운데 온라인 쇼핑 관련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에 전체의 87%에 달하는 1023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 10곳의 스타트업이 선택을 받았다. 투자 규모는 네이버의 3분기 커머스 부문 매출액 2854억원의 36%에 달하는 것이다.

그동안 인공지능(AI), 데이터, 로봇 등 미래 기술 분야 스타트업에 집중투자했던 네이버가 올해는 당장의 수익성이 확실하게 보이는 쇼핑으로 시선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3분기 네이버는 8곳에 달하는 국내 쇼핑·물류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에프에스에스, 딜리셔스, 두손컴퍼니, 위킵, 테크타카, 아워박스, 브랜디, 아비드이앤에프 등이 주인공이다.

개별 기업을 보면, 네이버가 76억원(지분율 8.97%) 정도를 투자한 딜리셔스는 동대문 의류 도매상과 전국 소매상을 연결하는 플랫폼 '신상마켓'을 개발한 곳이다.

동대문 여성 쇼핑 플랫폼과 도소매 연결 플랫폼을 운영하는 브랜디와 이 회사 자회사인 아비드이앤에프에도 50억원씩 모두 100억원을 투자했다. 커머스에 최적화한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을 만드는 데이터라이즈도 네이버의 돈을 5억원 받았다.

물류 스타트업들 상대로도 소액이지만 다양한 곳에 널리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에프에스에스는 30억원(지분율 15.4%), 두손컴퍼니는 12억원(7.43%), 위킵은 25억원(12.5%), 테크타카는 5억(6.17%), 아워박스는 20억원(5.7%)을 투자받았다. e커머스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스타트업 '데이터라이즈'에도 소액이지만 5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현재는 스마트 물류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수준이나 앞으로 기술과 아이디어, 인력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네이버의 쇼핑·물류에 대한 관심은 대기업과의 초대형 딜로도 확인된다. 네이버는 지난달에 CJ대한통운과 30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통해 물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쇼핑 생태계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쇼핑 스타트업에 투자한 규모의 3배다.

◇ 동남아 시장도 '눈독'

네이버의 관심은 국내뿐만 아니다. 글로벌 e커머스 시장 개척 차원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9월 싱가포르 스타트업 '캐러셀'(Carousell)에 750억원가량(지분율 9.1%)을 투자하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인 것이다.

캐러셀은 소비자끼리 중고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쇼핑몰이다. 국내 시장의 '당근마켓'과 유사하다. 무엇보다 캐러셀은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네이버의 동남아 시장 공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이 된다.

마케팅 시그널 랩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기준 말레이시아 시장 8위 인터넷 쇼핑몰인데, 해당 지역 월 접속자 수만 1200만명이 넘는다. 스태티스타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은 36억8000만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이 지역 인터넷 보급률은 84%이고 인구의 44%가 24세 미만인데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자상거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캐러셀은 말레이시아 외에도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대만, 호주, 홍콩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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