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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켄 쇼크'가 스테이킹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은?

  • 2023.02.14(화) 10:07

美 SEC, 자금 혼용·정보 미공개 제재
거래소 "증권성과 상관없어…우리와 달라"

대형 가상자산거래소 '크라켄'이 SEC의 제재로 스테이킹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코인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사진=유상연 기자

대형 가상자산거래소 '크라켄'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제재로 스테이킹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코인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SEC가 다른 기업의 스테이킹 서비스 또한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해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스테이킹 뭐길래…가상자산 '묻어두기'

SEC는 크라켄을 운영하는 페이워드 벤처스와 페이워드 트레이딩이 가상자산 스테이킹 서비스 판매를 등록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했다고 지난 9일(현지시각) 밝혔다. 두 회사는 모든 스테이킹 서비스를 중단하고 3000만달러에 달하는 위약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개리 겐슬러 SEC 의장은 SNS를 통해 "크라켄을 미등록 증권법 위반으로 처벌했다"고 밝혔다.

스테이킹은 가상자산의 일정 지분을 특정 기간 예치하고 가상자산으로 보상을 받는 서비스다. 투자자가 맡긴 가상자산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운영 및 검증 작업에 활용된다. 기간이 길어지고 지분이 많을수록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은행에 돈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 정기 예금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러나 예금과는 달리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다. 한번 스테이킹되면 돌려받기까지(언스테이킹) 시간이 오래 걸리며, 토큰 개수가 늘어나더라도 가치가 떨어지면 원금을 까먹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분증명(PoS) 방식을 알고리즘으로 채택한 블록체인만 스테이킹이 가능한데, 참여 절차가 복잡해 개인 투자자가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가상자산거래소는 간편하게 스테이킹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중개해주는 일종의 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제는 크라켄? 투자자 보호 소홀했다

크라켄의 스테이킹 서비스 중단은 코인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SEC의 크라켄 제재 이후 가상자산 가격도 함께 곤두박질쳤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8일 2만3000달러대를 웃돌았으나, SEC의 크라켄 제재 소식이 알려지면서 2만2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13일 오후 4시 55분 기준으로는 2만1860만달러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일주일 전과 비교해 4.39% 하락한 수치다.

SEC가 크라켄의 스테이킹 서비스에 제재를 가하면서 다른 가상자산거래소가 제공하는 스테이킹 서비스도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들은 SEC가 스테이킹 서비스 자체를 문제삼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법적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SEC가 스테이킹 서비스 자체보다는 크라켄이 고객의 자산을 운용하는 과정을 주로 지적했다는 것이다.

SEC가 공개한 결정문에 따르면 크라켄은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와 정보 공개를 소홀히 했다. 크라켄은 투자자에게 연 최대 21%의 투자 수익을 보장했다. 또한 스테이킹을 위해 받은 자금을 거래소의 다른 자금과 혼합해 운용하고, 수수료나 비용을 비롯해 투자와 관련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SEC의 경우 스테이킹 서비스 자체를 증권형으로 보았다기보다, 마음대로 보상률을 정하고 주의사항을 알리지 않는 등 크라켄의 서비스를 문제삼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정보업체 쟁글은 리서치에서 "SEC가 스테이킹 행위 자체에 대해 증권성을 시사하지는 않았으나, 서서히 증권으로 편입시키려는 계획의 일부로 판단된다"면서 "타 중앙화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스테이킹 서비스 역시 증권에 해당하는지가 앞으로 주목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과는 다르다"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는 크라켄과 자사의 스테이킹 서비스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폴 그루왈 코인베이스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스테이킹 서비스가 증권 여부를 판단하는 하위 테스트(Howey Test)를 충족하지 않는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그는 "크라켄은 수익률을 주는 상품을 제공했지만, 코인베이스의 스테이킹 서비스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또한 크라켄과 달리 고객 자산만을 위임한 단순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관련 정보도 투명하게 공시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의 거래소가 스테이킹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업비트 측은 "업비트의 스테이킹은 이용자가 좀 더 편리하게 스테이킹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할 뿐, 증권성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홈페이지에 고지한 대로 스테이킹서비스를 운영하며 위임받은 자산을 운용하거나 외부 업체에 맡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빗썸 또한 "빗썸플러스의 경우 스테이킹 대상 가상자산 수량이 빗썸 외부로는 이동되지 않고, 전량 스테이킹 위임 작업에만 활용되고 있다"면서 "신고나 허가가 필요한 형태의 규제가 생긴다면, 해당 규제 이행에 필요한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아직 스테이킹 서비스의 증권성 판단에 대한 기준이 없는데, SEC의 결정에 따라 금융당국이 조치를 취하더라도 서비스 자체를 중단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면서 "원금을 손실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사전에 공지하거나 가입 절차를 세분화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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