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 관심 없는 내용의 광고가 자신을 따라다닌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구글, 애플 등 빅테크가 쌓아놓은 쿠키, ADID(광고식별 ID)를 바탕으로 서드파티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타기팅 광고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 강화 흐름에 따라 구글, 애플의 쿠키 활용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내가 이용한 웹사이트 정보가 광고에 활용되는데, 아무 수익도 나눠받지 못하는 걸 본 이용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원셀프월드의 리워드 앱 '마이비'는 블록체인 기술인 소울바운드토큰(SBT)을 기반으로 새로운 마케팅 대안을 제시한다. 신뢰성 있는 광고 데이터, '제로 파티'로 대표되는 데이터 주권을 모두 잡겠다는 포부다. 컴투스가 주도하는 블록체인 메인넷 'XPLA(엑스플라)'에 온보딩하고, 신규 사업영역 개척에 나선 원셀프월드의 조창현 대표를 만났다.
퀴즈 풀면 보상, 돈 되는 정보로 이어져
마이비는 이용자가 취향과 관련된 간단한 퀴즈를 풀면 보상을 받고, 배지 형태의 소울바운드토큰(SBT)를 지급한다. 소울바운드토큰은 특정 지갑 소유자의 신원을 나타내는, 말 그대로 블록체인 지갑에 귀속된 토큰이다.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고유성을 가지지만, 대체불가능토큰(NFT)과는 달리 타인과 거래하거나 재전송할 수 없다.
이용자는 마이비 내 퀴즈를 풀면서 보상을 얻고 본인의 취향, 선호, 관심사를 비롯한 데이터가 담긴 개인 지갑을 갖게 된다. 고객이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생성하고 소유권까지 갖고 있는 제로파티 데이터인 셈이다. 쿠키라고 불리는 서드파티 데이터는 구글, 애플 등 빅테크가 데이터를 소유한 것과 대조적이다. 고객이 직접 생성한 직관적인 데이터다보니,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내기 위해 드는 비용과 시간소비도 덜하다.
단순한 설문 조사에서 그치지 않고 이용자가 입력한 정보의 인증도 거친다. 예를 들어 단순히 '나는 골프를 좋아한다'고 답변한다면 이용자가 관심이 없으면서도 있다고 답할 수도 있다. 그러나 관련 앱을 다운로드하거나 관련 게시글에 '좋아요'를 눌렀다면, 더 신뢰성 높은 데이터가 되는 셈이다. 원셀프월드는 이를 위해 초개인화 광고식별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를 등록하기도 했다.
앱테크족 선택받은 마이비, B2B 간다
지난해 4월 출시된 마이비는 웹3.0에 대한 관심이 없는 앱테크족 사이에서도 간편히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리워드 앱으로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 말까지 55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고, 약 8개월동안 840만개에 달하는 소울바운드토큰을 발행했다.
조 대표는 타 리워드 앱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으로 높은 광고매출(ARPU)을 꼽았다. 직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타기팅 광고를 진행하다보니 이용자가 광고에 노출된 후 행동하게 되는 CVR(전환율)이 높다. 그만큼 이용자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해 줄 수 있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이용자에게는 유의미한 콘텐츠 경험을, 광고주에게는 더 높은 전환율을 제공하는 게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원셀프월드는 마이비를 B2B(기업간거래) 솔루션으로 만든 애드네트워크(ADN) 사업도 계획 중이다. 다른 모바일 앱에서도 마이비의 퀴즈풀이를 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마이비 서비스를 웹뷰로 만들어 다른 매체에 탑재하게 되면, 더 빠른 속도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소울바운드토큰 배지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채널을 개발하고, 스테이킹 서비스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XPLA 선택한 이유? 비전과 콘텐츠 매력"
마이비는 올해 초 위믹스(WEMIX)를 떠나 엑스플라(XPLA) 메인넷으로 이전했다. 컴투스 그룹이 주도하는 글로벌 블록체인 메인넷 XPLA는 구글 클라우드, 유비소프트, SK 네트웍스 등 글로벌 기업이 참여한다. 원셀프월드는 XPLA 메인넷 온보딩 이후, XPLA를 주도하는 컴투스 그룹과 여러 협업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조 대표는 다수의 메인넷 중 XPLA를 선택한 이유로 인간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점을 꼽았다. 그는 "웹3.0는 결국 사람이 중심이 되는 비즈니스"라면서 "디지털 콘텐츠 허브라는 XPLA의 비전이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유사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컴투스 그룹이 보유한 여러 게임 IP(지식재산권), 연간 1억명이 이용하는 게임개발 플랫폼 '하이브(Hive)'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궁극적으로 마이비를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한다는 비전을 밝혔다. 조 대표는 "B2B 솔루션으로 각 나라의 광고 사업자에게 판매하고, 타겟 마케팅 시장에서 당당하게 지분을 가진 글로벌 사업자가 되는 게 우리 비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