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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의 리더십은 어디에 있는가?

  • 2014.04.07(월) 13:43

KB국민은행이 말이 아니다. 연이은 금융사고에 정신 차릴 틈이 없다. 어느 은행에서 사고가 났느냐는 물음도 없다. 당연히 국민은행이다. 지난주엔 국민은행 직원 이 모(52. 팀장) 씨가 부동산 개발업자 강 모 씨에게 9709억 원 규모의 허위 입금증을 발부해준 사실이 적발됐다. 허탈한 웃음만 나올 뿐이다.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은행 지점 안에서 개인이 전당포를 운영한 듯한 인상이다. KB금융그룹이 신용카드사 정보유출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때, 그는 태연하게도 이렇게 행동했다. 이 허위 입금증이 어떻게 쓰였는지는 앞으로 검찰이 수사해 밝힐 일이다.

지난주 KB금융은 경영혁신안을 내놨다. 인사청탁 근절방안부터 내놨다. 큰 틀에서 방향에 이견은 없다. 빚을 진 인사에서 항상 새로운 빚이 싹튼다. 불온한 생각은 그렇게 명맥을 유지한다. 그것을 차단하는 것은 모든 CEO가 실천해야 할 제일의 덕목이다. 느슨하고 안이한 상태에선 규율(令)이 무너진다.

조직의 긴장도가 높아야 조직원의 일탈이 없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개인의 일탈과 조직 시스템의 문제를 구분하는 차원에선 중요하다. 지금 KB금융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일까, 조직의 문제일까? 경영진은 항상 개인의 문제로 보고 싶어 하겠지만, 이쯤 되면 그 상태는 지나지 않았을까 싶다.

조직이 한 곳을 향해 달리는 목표도 없어 보인다. 보통 좋은 조직은 조직과 개인의 비전이 일치한다고 말한다. 이것을 일치시키는 것은 보통 CEO의 리더십에서 나온다. 조직과 개인의 비전을 모두 맞출 수는 없지만, 리더십이 더해지면 조직원들은 희망을 품기 시작한다. 희망이 있으면 참고 기다리지만, 그렇지 않으면 샛길을 찾는다.

지금 KB금융과 KB국민은행의 CEO는 공교롭게도 외부인이다. 내부인과 외부인, 편 가르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두 경영진은 모두 KB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조직원들은 계속 행로를 이탈하고 있다. 변화의 모습에 조직원들이 진심으로 동의하지 않는 탓이다.

변화의 지점이 ‘맞다, 틀리다’ 문제가 아니다. 가슴으로 그들을 인정하지 않는다. KB금융의 새 CEO들은 항상 국민은행의 채널 문제를 얘기하면서 화학적 통합을 이룰 적임자가 본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 KB금융 직원들의 가슴 속엔 새로 생긴 제3채널을 더 가슴 아프게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KB금융과 국민은행 경영진이 이런 연이은 사태를 어떻게 진단하느냐가 문제 해법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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