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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버텼지만…해외수주 여전히 '지지부진'

  • 2018.11.13(화) 16:02

국내 건설사, 3년 연속 300억달러 달성 어려울 듯
국내 주택사업 위축 불가피…해외 중요성 커져

'3년째 300억달러 도달 실패'

국내 건설업계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가 가실 줄 모른다. 올해도 해외 사업장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면서 300억달러 달성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해외수주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건설업계를 이끌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은 나름대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올들어 전체 수주 실적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해외에서는 확보한 일감 규모가 조금씩 늘고 있다. 다만 업계 전체적으로는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 삼성 웃고 현대 울고

1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금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254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2015년 461억달러의 해외수주를 기록한 이후 2016년부터는 3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0년 716억달러의 일감을 해외시장에서 확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절반도 안 되는 숫자다.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연말까지 2개월여의 시간이 남았지만 건설사들이 대형 수주 낭보를 올린다 해도 300억달러를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설업계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견 건설사들의 경우 국내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이를 고려하면 해외 수주는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

대형 건설사 중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이 전년보다 많은 규모의 일감을 확보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올들어 지금까지 69억3900만달러를 수주해 작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실적 성장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는 상태다. 삼성물산도 3배 이상 늘어난 34억6200만달러를 수주하며 국내 주택사업에서의 아쉬움을 날렸다.

반면 업계 맏형격인 현대건설을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를 이끌었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올들어 19억5700만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친 상태다. 현대건설 역시 46% 줄어든 11억6400만달러의 일감을 따는데 머물렀다.

GS건설과 대림산업 등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건설사들도 해외 수주는 전년도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향후 성장성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 대림산업 해외수주 금액은 58.7% 줄어든 10억9600만달러, GS건설은 23.6% 감소한 8억달러에 그쳤다.

 

 

◇ 점점 커지는 해외 수주 중요성

최근 3년 동안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 금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대내외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유가의 급락으로 국내 건설사 수주 텃밭이던 중동에서의 발주가 급감했고, 가격과 기술 경쟁에서 밀린 것도 수주 감소의 한 원인이다.

이와 함께 국내 건설사들의 소극적인 움직임도 빼놓을 수 없다. 2013년부터 중동발(發) 어닝 쇼크를 경험하면서 해외 사업에서는 보수적인 수주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2014년 이후 신규 분양을 중심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해외 사업보다는 국내 주택사업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가 바뀌며 해외 수주의 중요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 정상화 등 각종 규제로 국내 주택시장 분위기가 꺾인 상태여서 앞으로 주택사업 규모 축소가 불가피한 상태다. 여기에 국제유가도 상승하며 중동 발주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해외 수주에 관심을 키워야 하는 이유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몇 년간은 국내 건설사들이 사업 리스크를 감수하며 해외 수주에 적극 나설 이유가 없었다"며 "국내 부동산 시장이 살아났고, 중동에서 대규모 사업 손실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국내 주택경기 분위기가 바뀌면서 해외 사업에 나설 필요성이 확대됐고, 과거 수주했던 부실 사업장 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다시 공격적인 수주에 나설 여력이 생겼다"며 "유가 상승에 따른 중동 수주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통한 아세안 국가에서의 수주 성과까지 더해진다면 내년에는 300억달러 이상의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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