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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노트]"돈관리-투자결정까지 배우자와 함께 하더라"

  • 2019.06.10(월) 09:19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전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수입 따로 관리, 돈 벌기 힘들어…수입·지출 통합 관리해야"
"애매한 다세대·다가구보다 역세권 소형아파트 추천"

부자들은 어떤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릴까. 그들은 자산을 어떻게 관리할까. 그들은 어떤 투자철학을 갖고 있을까.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지만 그들에게 직접 얘기를 들어볼 기회는 적다. 그래서 우회해보기로 했다.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금융, 부동산, 세금 전문가들을 만나보기로 했다. 전문가들의 조언과 함께 자산가들에 대해 살짝 귀동냥을 해보기로 했다.[편집자]

"흔히 연인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결혼한 부부들은 같은 곳을 바라본다고 하잖아요. 자산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목표를 갖고 자산관리를 실행해야 더 빨리 부자가 될 수 있어요."

빠른 실행력. 부자를 상대하는 컨설턴트나 PB 들이 대부분 공감하는 부자들의 대표적인 특징인듯 하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 역시 부자들의 특징 중 하나로 빠른 실행력을 꼽았다. 하지만 더 귀에 들어온 것은 그들이 결정을 내릴 때까지의 과정이다. 그들의 의사결정 과정이 어떻고 결정적인 조언은 누구로부터 들을까.

이에 대한 고 교수의 답은 의외였다. 자신이 만난 부자들 중 상당수는 투자결정을 내리는데 배우자의 의견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고준석 교수는 "돈 관리에서부터 투자까지 그들은 모든 것을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간다"고 전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전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평범함 속의 비범함

고준석 교수는 국내 1호 부동산PB다. 국내 은행업계에서 PB영업이 도입되기 시작할 무렵 'VIP 영업을 위해서는 부동산 자산컨설팅도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고 교수가 이 역할을 맡았다.

그는 정치인은 물론 대학 총장과 기업 CEO, 연예인과 프로스포츠 선수들 등 다양한 분야의 부자들을 만났다.

그가 꼽은 부자들의 특징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방향이 조금 달랐다. 고준석 교수는 "부자라고 하면 왠지 까칠하고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벌거나 세금도 잘 안내는 그런 사람들일 것으로 생각되지만 내가 만난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며 "남몰래 기부도 많이 하고 수더분한 성격의 사람, 식사도 소박하게 옷차림도 화려하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법을 저지르며 돈 버는 것을 철저히 배격했고 세금도 회피하거나 절세를 위한 증여 혹은 상속 같은 것을 싫어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그들이 돈을 벌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아주 특별하지도 않지만 자칫 놓칠 수 있는 부분, 고 교수가 짚은 것은 의사결정의 과정이었다.

고준석 교수는 "부자는 투자를 결정할때 멘토의 의견을 중요시 여기는데 꼭 배우자와 함께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전문가 조언을 종합해 최종 판단을 내린다"고 말했다.

그는 청담역 지점장 시절 만난 한 연예인 부부 얘기를 들려줬다. 방송에서 비쳐지는 모습이나 실제로도 금슬이 좋은 것으로 유명한 이 부부는 꼭 함께 와서 상담받고 투자를 진행했다고 한다.

고 교수는 "이 부부는 경매로 아파트를 매입해 상당한 차익을 거뒀고 최근에는 상가건물 매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상담을 하는 중에도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을 자주 봤고 의사결정은 물론 돈 관리도 항상 함께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그는 "최근 각자 번 돈을 따로 관리하는 부부들이 많은데 이 경우 돈을 모으기 힘들다"며 "부자들은 각자 수입부터 지출까지 철저히 통합 관리하고 투자를 결정 할때도 혼자가 아닌 충분히 상의한 끝에 실행에 옮긴다"고 강조했다.

◇ 원룸 임대? 역세권 소형아파트 노려라

그렇다면 부자들은 어떤 부동산 자산을 선호할까. 답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바로 빌딩이다. '조물주 위의 건물주'라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니다.

다만 부자들 중에서도 레벨(?)에 따라 접근법은 다르다. 자산 50억원 이상인 고액자산가들은 꼬마빌딩을 주로 매입한다. 지금까지 고 교수에게 상담 받고 매입을 결정해 실제 투자가 이뤄진 건물만 2조원 규모라고 전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고 교수는 "빌딩은 상권에 따라 가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상권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빌딩이 있다면 저녁 시간때 주변 유동인구 등 상권이 어떤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빌딩을 매입하기는 애매한 자산 10억원대 부자라면 얘기가 또 달라진다. 이들은 빌딩은 아니어도 원‧투룸 등 임대를 놓을 수 있는 다세대 혹은 다가구 주택을 선호한다. 하지만 이는 원룸 임대의 겉면만 보고 속은 보지 못한 것이라고 고 교수는 지적한다.

고준석 교수는 "돈 좀 있는 사람들은 '원룸 건물 하나 사서 월세 받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이는 공실이나 원룸 수리비 등 관리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관리 문제 등을 감안하면 원룸 건물 매입은 좋은 선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신 그는 역세권 소형 아파트를 추천했다.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만큼 10평 수준의 규모에 입지가 좋은 아파트를 매입해 여기서 월세 수입을 얻는 게 낫다는 것이다.

고 교수는 "가격이 너무 비싼 강남 대신 강북 지역 역세권 신축아파트 등 1인 가구 수요가 많은 곳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며 "이런 아파트를 매입해 월세를 놓는 방식이 좋은데, 다만 반드시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경우 월세를 받으려면 당연히 갭투자(전세 끼고 집을 매입)는 안되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만큼 8년 이상 장기보유 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며 "단기 차익을 노리고 집을 사고파는 식의 시장을 혼탁하게 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자산관리 시작은 내 집 마련…소득절벽이 곧 은퇴

건물주가 되고 아파트를 몇채 보유해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게 되려면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다.

고 교수는 조심스레 얘기를 꺼냈다. 그의 생각이 최근 젊은 사람들의 트렌드(?)와는 맞지 않았던 까닭이다.

그는 "부자들은 외식도 적고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쓰며 해외여행도 잘 가지 않는다"며 "다시말해 최대한 돈을 모으는 게 습관이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새는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을 희생하기보다 즐기는 것, 해외여행 등 다양한 소비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돈 모으는 것도 행복할 수 있다"며 "이런 말이 우스울 수 있지만 부모님 세대도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의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해서 종잣돈을 마련했다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내 집 마련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고준석 교수는 "집은 주거안정 측면에서도 임대(전세 등)보다는 매입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또 역모기지나 주택연금 등 은퇴 이후에도 다양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 교수는 은퇴 준비에 대해 남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정년퇴임이 아니라 소득절벽이 오는 시점이 곧 은퇴라는 것. 이 때문에 젊었을 때부터 자산관리가 중요하고 최대한 이른 시기에 첫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고준석 교수는 "은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올 수 있고 누구나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회사에서 첫 월급을 받는 시점부터 관리를 시작해 10년과 20년, 30년 뒤에 은퇴하면 어떻게 준비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단순히 연금저축보험 등에 가입하는 것이 은퇴준비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꽤 있다"며 "미래 가치를 뽑아낼 수 있는 부동산 자산 가운데 우리가 가장 접하기 쉬운 집부터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고 은퇴준비의 시작 역시 내 집 마련"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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