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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부잡]했다 하면 매물실종…'재건축 안전진단'이 뭐길래

  • 2020.06.15(월) 16:16

최근 안전진단 통과한 성산시영·목동6단지 호가 급등
서울 재건축 신호탄?…추가 규제 등 추이 지켜봐야

'알아두면 쓸데있는 부동산 잡학사전(알쓸부잡)'은 주요 관심사에 가려 있지만 한 번쯤은 궁금해할만한 부동산 이슈를 들여다 보는 코너다. 알고 나면 업계의 상황이 더 쏙쏙 이해되고, 유용한 지식으로 쌓아둘 수 있는 얘기들을 짚어본다.[편집자]

"매물 없어요"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6단지(이하 목동6단지)가 지난 12일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호가가 뛰고 매물이 실종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막 재건축 사업의 '첫 관문'을 넘어섰을 뿐인데 말이죠. 

마포구 성산시영 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달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이후 강북 '10억원 클럽'(10억원 신고가 거래)에 가입했는데요.

재건축 안전진단, 정비사업에서 어떤 의미길래 이렇게 반향이 큰걸까요?

◇ 정밀진단 통과 '하늘에 별따기'

재건축 안전진단은 초기 단계에 속하지만 재건축 사업을 확정하는 결정적인 단계이기도 합니다. 

건물을 지은지 30년이 지나면 재건축 자격이 주어지는데요. 아파트 전체 토지 지분의 75%가 재건축에 찬성하고, 동별로도 소유자의 3분의 2이상이 동의할 경우 재건축을 '추진' 할 수 있습니다.

건물 소유자들이 원한다고 해서 무조건 재건축이 가능한 게 아니라는 뜻이죠. 그 여부는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결정됩니다.

주택의 노후·불량 정도에 따라 구조의 안전성 여부, 보수 비용, 주변여건 등을 조사해 재건축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단계죠.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는 크게 '예비안전진단'(현지조사)과 '정밀안전진단'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추진위원회가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하면 지방자치단체에서 현지조사를 하고요. 이걸 통과('안전진단 실시')하면 1차 정밀안전진단 단계로 넘어갑니다. 추진위가 안전진단비용을 모아 수행 업체를 선정해 재건축 안전진단을 실시하는건데요.

여기서 구조안전성, 주거환경, 설비노후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대상 건축물을 A~E등급으로 세분화한 결과가 나옵니다. ▲A~C등급은 유지·보수(재건축 불가)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공공기관 검증 필요) ▲E등급은 재건축 확정 등입니다.

D등급을 받았을 경우 공공기관의 2차 정밀안전진단(지자체 부담)을 통해 적정성 검토를 하고요. 이것마저 통과해야만 안전진단 관문을 최종 통과했다고 봅니다.

보통 까다로운게 아니죠?

원래 이정도까진 아니었는데요. 서울 주요 재건축 지역을 위주로 집값이 상승하자 정부가 지난 2018년 3월부터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하면서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됐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노원구 '월계시영 아파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등이 줄줄이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올해 들어 대단지인 성산시영 아파트(준공35년차·3710가구)와 목동6단지(1368가구)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입니다.

◇ 벌써부터 뛰는 가격…앞으로는?

안전진단을 통과하자마자 시세도 널을 뛰고 있습니다. 

목동6단지 전용 47㎡ 호가는 최고 13억원으로 지난달 실거래가 10억1700만원·10억3000만원에 비해 무려 3억원가까이 올랐고요. 전용 115㎡은 21억원대로 직전 거래(3월) 가격보다 1억원 더 올려 매물로 나와 있습니다. 

6단지의 결과에 힘을 받은 나머지 목동 신시가지 단지(총 14개 단지, 2만6000여 가구)들도 재건축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라 가격 상승 기대감은 점점 커지는데요.

9단지는 안전진단 적정성 심사(2차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5단지는 조만간 안전진단 적정성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고요. 1·11·13·14단지는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진행 중이고 4·7단지는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위한 계약을 추진 중입니다.

지난달 안전진단 관문을 넘은 성산시영도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성산시영 전용 59㎡는 지난 4월만 해도 8억7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안전진단을 통과한 5월엔 10억원에 팔렸고요. 현재는 11억원에 호가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목동6단지나 성산시영 모두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기 시작해 매물 자체가 귀해졌습니다. 이런 현상에 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는 단지의 소유주들의 희망이 부풀어오르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마냥 장밋빛은 아닌듯 합니다. 

정부가 재건축을 집값 과열의 불씨로 보고 있는 만큼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반등하면 또 규제의 카드를 꺼낼 수도 있고요. 안전진단을 통과해도 정비구역 지정, 조합 설립 인가, 시공사 선정 등 절차가 한참 남아있기 때문이죠.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규제 기조 자체가 바뀌진 않는다"며 "재건축 사업을 진행은 하되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이 걸려 있기 때문에 재건축 사업이 활성화되긴 어려워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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