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강세를 이어오던 서초구도 집값 상승세가 멈췄습니다. 전국의 집값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지는 흐름입니다.
반면 용산구의 경우 지난주까지 낙폭이 커지다가 이주에 '급반등'을 해 눈길을 끄는데요. 용산정비창 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이 호재로 작용한 영향입니다.
금리인상 등으로 집값이 하락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와중에 정치권의 규제 완화와 개발계획 등이 변수가 되는 양상입니다. 다음 주 새 정부가 발표할 주택공급 로드맵과 정비사업 규제 완화 방안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관련 기사: 원희룡표 주택 공급대책…재초환·안전진단 완화까지?(8월 3일)
서초, 20주만 보합 전환…용산은 '반등'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첫째 주(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6% 하락했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0.09%를 기록하며 3년 3개월여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고요. 지방 역시 -0.04%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울 집값도 -0.07%를 기록하며 10주째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데요. 특히 서울에서 나 홀로 상승세를 유지하던 서초구 역시 20주 만에 보합(0%)으로 돌아섰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서울에서는 강북구(-0.16%)와 노원구(-0.15%), 은평구(-0.14%) 등 외곽 지역의 낙폭이 먼저 커진 바 있는데요. 이런 분위기가 강남 3구 등 중심부로 확산하는 흐름입니다.
금리 인상에 더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줄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집값 하락세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원은 "향후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주요 대단지 위주로 매물 가격 내림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서초구의 경우 반포·잠원동 선호 단지 중심으로는 상승했지만 그 외 단지는 하락해 보합 전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용산구는 전주 -0.05%에서 이주에는 보합으로 반등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용산구는 지난주까지 3주째 낙폭을 키워오다가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었는데요. 서울시가 용산정비창 부지를 초고층 빌딩의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관련 기사: 용산정비창까지 '트리플 호재' 용산…집값 다시 오르나(7월 27일)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과거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개발 사업이었던 용산국제업무지구 추진 당시 용산 일대는 물론 주변 지역의 가격 변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자산가의 투자가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집값 하락" 우세 속 정책 변수도
시장에서는 당분간 우리나라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부동산시장 조사분석'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부동산시장종합지수(K-REMAP)가 하강 국면으로 전환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 6월 이 지수는 전국 기준으로 87.9까지 내려갔는데요. 부동산시장의 소비심리와 압력지수 등을 종합한 수치로 0~94를 하강 국면으로 구분합니다.
다만 용산국제업무지구 계획처럼 정치권의 대규모 개발 계획이나 규제 완화 방안이 변수로 작용할 거라는 분석입니다.
한국은행도 최근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지난 3일 발표한 '주택시장 리스크 평가'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택 가격이 고점이라는 인식과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이 집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반면 주택 공급 부족과 새 정부의 규제 완화 등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은은 "최근 주택시장 여건을 살펴보면 상·하방 요인이 혼재한 가운데 (금리 인상 등) 하방 요인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주택 수급 상황이나 정부 정책, 기대심리 등으로 금리 인상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가 다음주 초 발표할 예정인 새 정부 첫 주택공급 대책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특히 민간 주도 공급을 위한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 수석연구원은 "서울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계획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어 도심 재정비 활성화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라며 "여기에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대규모 공급 계획과 '시장 정상화' 계획들이 실제 거래량 증가로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