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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언제 타?]②반쪽짜리 'A노선' 기약 없는 'B·C노선'

  • 2022.12.02(금) 07:40

'삼성역' 빠진 A노선…"국민 편의 반감"
B노선, 시공사 없는데 2024년 착공?
주민 눈총 C노선까지…"개통 서둘러야"

GTX-A·B·C 노선에 모두 먹구름이 꼈다. 정부는 GTX 착공 및 개통 시기를 앞당기겠다며 밀어붙이고 있지만 곳곳에서 걸림돌에 부딪혀 수도권 거주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A노선은 핵심 정차역인 '삼성역' 개통이 밀리면서 '반쪽 노선'으로 운행, 강남 중심으로 들어가려면 서울역이나 수서역에 내려 GTX가 아닌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B노선은 아직까지 재정·민자 구간 모두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했고, C노선은 은마아파트 등 주민 반발로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GTX 개통 시기가 미뤄질수록 비용 증가, 국민 편익 감소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A노선에 '삼성역'이 빠지면..

GTX-A 노선은 경기 파주 운정~동탄역을 잇는 노선으로, 서울 출퇴근 수요가 높은 서북부와 동남권을 대각선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수도권 거주민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성남역·용인역 등은 GTX와 다른 열차 노선과 맞물려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개발 효과를 높이고, 창릉역은 고양시 내 철도 소외지역 간 연계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빠른 추진 속도가 더해지며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A노선은 지난 2014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고 2016년 재정구간(삼성~동탄), 2019년 민자구간(운정~삼성)을 착공하는 등 A·B·C 노선 중 사업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르다. 

한동안 서울 청담동 압구정 현대 등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강남구의 굴착 허가 거부까지 이어지며 공사가 1년여 동안 중단됐으나 현재는 공사가 재개된 상태다. 

정부는 A노선을 2024년 상반기 중 최대한 빨리 개통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엔 '삼성역'이 재를 뿌렸다. 

서울시의 영동대로복합환승센터(삼성역) 완공이 국제 공모, 예산확보 문제 등의 영향으로 기존 2023년에서 2028년 6월로 5년가량 미뤄진 탓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A노선은 △수서~동탄역 △파주 운정~서울역 △서울~수서역 순서로 개통한다는 방침이다. 마지막 순서인 서울~수서역 구간 사이에 삼성역이 있다. 

결국 2028년 삼성역이 개통되기 전까지는 운정~서울역, 동탄~수서역으로 각각 분리 운영하는 '반쪽 노선'이 되는 셈이다. 

삼성역에서 노선이 끊기기 때문에 강남 중심으로 진입하려면 서울역이나 수서역에서 내려서 GTX가 아닌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개통이 돼도 기대보다 국민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주택 한국교통대 교수는 "삼성역이 A노선의 코어 부분이고 환승 인원이 많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거기서 단절되기 때문에 승객들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며 "삼성역 하부에 터널공사라도 먼저 진행해놓는 식으로 단절 효과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도 최근 국정감사 자리에서 2026년까지는 삼성역을 정차하지 않더라도 경기남부와 북부를 연결할 수 있도록 신경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B노선 누가 지어?…주민 눈총 받는 C노선 

GTX-B 노선은 아직 시공사도 정하지 못한 상태라 '2024년 착공'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안갯속이다. 

경기 남양주 마석~인천 송도역(인천대입구역) 잇는 B노선은 용산역, 여의도역, 송도역이라는 대규모 업무지구를 중심으로 수도권 동북지역에서 서남지역을 연결한다.

B노선은 사업 초기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 8월 민자-재정 구간을 분리해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 올해부터 사업자 선정에 나섰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가철도공단은 재정구간 1~4공구를 턴키 방식으로 발주했으나 4공구(한화건설-KCC건설 입찰경쟁)를 제외한 1·2·3공구가 단독 응찰돼 네 차례나 유찰됐다.

공단은 결국 설계-시공을 분리해 설계사업자를 먼저 선정하고 설계안 도출(2024년 5월 목표) 과정에서 건설사업자를 선발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1~3공구는 실시설계를 먼저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선정과 동시에 착공할 수 있도록 행정 절차를 최소화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설계안 도출 목표인 2024년 5월 이내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4공구 또한 내년 3월 설계적격자를 선정한 뒤 실시설계 심의를 거쳐 2024년 상반기 착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민자 구간도 이달 재입찰 결과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B노선은 민자 구간도 최근 대우건설 컨소시엄만 단독 참여하면서 유찰된 상태다. 국토부는 민간투자시설사업기본계획(RFP)에 따라 45일간 재입찰을 진행하고 내년 1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12월19일 재고시 서류 접수해서 단독 입찰하면 심의해서 우선협상대상자 여부를 정하면 된다"며 "다만 무응찰하면 재정사업으로 갈지 민자사업으로 갈지 기획재정부와 다시 협의해야 해서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GTX-C노선은 주민 반발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노선은 경기 양주 덕정~수원역으로 이어져 수도권의 남과 북을 잇는다. 이곳은 B노선보다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 2023년 착공을 앞두고 있지만 곳곳에서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다. C노선이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이 아파트의 지하를 통과하면서 주민들이 안전성 문제 등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까지 나서 단호한 입장을 밝혔으나 A노선이 압구정 현대 주민들의 반발로 우회한 선례가 있어 은마 주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다. ▷관련기사:[인사이드 스토리]은마아파트 아래 GTX, 어떻기에?(11월28일) 

'창동역~도봉산' 구간도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국토부가 2020년 C노선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부과천청사역~도봉산' 구간에 지하전용 철로 신설을 계획했으나, 이후 '창동역~도봉산' 구간만 지상 1호선 선로를 공유하도록 계획을 돌연 변경하면서다. 

곳곳에서 사업 전반이 지연하자 오주택 교수는 "GTX 개통이 미뤄질수록 건설사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승객들은 받아야 될 서비스가 지연돼 국민 편의가 떨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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