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강남 3구에서 재건축 단지가 대거 분양에 나서면서 청약 당첨 확률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서울에서 대거 규제지역이 풀렸지만 강남 3구는 여전히 투기과열지구로 청약규제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유·불리를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하고 중소형 평형에서 추첨제가 확대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전매제한 3년과 실거주 의무, 재당첨 제한 등이 적용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게다가 강남 3구 핵심입지인 만큼 분양가 규제를 받더라도 국민평형이 20억원을 넘길 수도 있어 자금조달도 신경써야 한다.
2030은 추첨제 비중 높은 중소형 평형에
올 하반기 서울 강남 3구 총 10개 단지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2021년 6월 서초구 원베일리(2990가구)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1000가구 이상 규모의 대단지가 분양하는 셈이다. ▷관련기사: 2년 만에 쏟아지는 강남 물량…'분양가 얼마까지 오를까' 촉각(7월17일)
오랜만에 강남 3구에서 나오는 분양 물량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서울 청약 경쟁률이 치솟는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강남 3구 청약 경쟁률은 더욱 높게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1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1~2순위 청약 경쟁률은 지난 2022년 3분기 3.3대 1, 4분기 6.7대 1에서 올해 1분기와 2분기는 57대 1과 49.5대 1로 크게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강남 3구 청약 시장에서 당첨 경쟁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장는 "청약 가점이 높은 40·50세대는 대형평수를, 청약 가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20·30세대는 중소형 평형에 도전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평형에서 추첨제가 도입되면서 상대적으로 청약 가점이 낮은 20·30세대의 당첨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과거 투기과열지구에서 전용 85㎡ 이하는 가점제 100%, 전용 85㎡ 초과 면적에서는 가점제 50%, 추첨제 50%가 적용됐다.
하지만 지난 4월 1일부터 투기과열지구에서 청약제도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전용 60㎡ 이하에 추첨제 60%, 전용 60~85㎡에 추첨제 30%가 신설됐다. 대신 40·50세대의 중대형 평형의 가점제 당첨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용 85㎡ 초과 평형의 가점제 비중이 기존 50%에서 80%로 늘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도 "지난 2년 동안 강남 3구에서 공급하는 물량이 없었기 때문에 이를 기다리는 청약 고가점자가 많을 것"이라며 "당첨선이 청약 70점대 후반(만점 84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은 추첨제 물량을 노려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별공급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기존에는 분양가가 9억원 이상이면 특별공급이 불가능했지만, 청약 규제 완화로 분양가가 높아도 특별공급이 가능해지면서다.
윤지해 팀장은 "2021년 6월 분양한 래미안 원베일리에서는 특별공급이 따로 없었다"면서 "고가 주택에서도 특별공급이 가능해진 만큼 당첨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특별공급 요건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먼저 판단해야 할 부분은 특별공급 자격이 되는지 여부"라며 "그 이후에 가점 수준을 따져 추첨제와 가점제 중 유리한 전형을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매제한·재당첨 제한·실거주의무 등
규제지역에서 분양하는 만큼 주의해야 할 부분도 많다. 전매제한의 경우 일부 완화하긴 했지만 수도권은 최대 3년, 비수도권은 최대 1년이다. 수도권의 경우 △투기과열지구 3년 △과밀억제권역 1년 △기타 6개월간 분양권 전매가 불가능하다.
가령 과밀억제권역에 속하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전매제한 기간은 기존 8년에서 1년으로 줄었다.
강남 3구와 용산 등 규제지역의 경우에는 분양권을 3년간 거래할 수 없다. 오는 24일 공급을 시작하는 용산 호반써밋에이디션도 전매제한 3년, 실거주 의무 3년, 재당첨제한 10년을 적용받는다.
민간택지 아파트의 경우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에 따라 실거주 의무 기간이 결정된다. △시세대비 분양가가 80% 미만이면 3년 △80% 이상 100% 미만이면 2년간 실거주를 해야 한다.
보통 계약금은 10~20%인데 10%만 하더라도 분양가를 고려하면 계약금 마련에도 상당 수준의 목돈이 필요하다. 가령 전용 59㎡ 분양가가 15억원일 경우, 당첨 즉시 계약금은 1억5000만원이 필요하다. 계약금 20%라면 3억원이 필요한 셈이다.
특히 서초구 래미안원펜타스는 후분양단지로 내년 6월 입주 예정이다. 현재 계획대로 10월에 분양할 경우 중도금·잔금 준비 기간이 8개월이다.
윤지해 팀장은 "자금 조달 방법 등에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최근에는 중도금 대출 이자도 6~7%에 달해 이자 비용에 대한 계획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