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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용산 이어 여의도도? 시공사 무혈입성 늘어날까

  • 2023.11.13(월) 10:35

여의도 공작, 포스코 발 빼고 대우건설만 입찰
용산 한강맨션·강남 개포한신도 수의계약
주택경기 침체·원가 상승…출혈경쟁 대신 선택과 집중

최근 여의도 공작아파트 등 주요 사업장의 시공자 입찰에서 유찰이 발생하며 수의계약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공자 선정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건설사들의 경쟁이 분산되는 동시에 사업성 악화 등으로 '선택과 집중' 하려는 경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알짜 단지의 수주를 위해 출혈경쟁도 불사했던 과거와 달리 수의계약도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강남·용산도 무혈입성…여의도에서도?

최근 강남구 일원개포한신아파트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 재건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자로 선정된 GS건설이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 10일 강남구청은 일원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사업에 대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고시했다. 일원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강남구 일원동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5층, 498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시공자 선정 공고에 따르면 평(3.3㎡)당 공사비는 656만원, 예정 공사비는 총 1968억원 수준이다.

GS건설은 개포한신의 시공자로 최종 선정된 지 1년반 만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치게 됐다. 지난해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다수 건설사가 참여했지만 1·2차 시공자 선정 입찰에서 GS건설만이 출사표를 던져 유찰됐다. 같은 해 6월 수의계약을 통해 GS건설이 시공자로 최종 선정됐다. 조합은 GS건설이 최근 제시한 대안설계를 바탕으로 우수 디자인을 적용한 사업계획 변경, 공사비 협의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GS건설은 올해 초에도 용산구 한강맨션아파트 주택재건축조합 정기총회에서 시공자로 최종 선정됐다. 당초 삼성물산과의 수주전이 예상됐으나 GS건설이 입찰에 단독 참여하며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강남구 외 다른 사업지에서도 치열한 수주전 대신 수의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사업 입찰에는 대우건설이 유일하게 참여의향서를 냈다.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던 포스코이앤씨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수주전에 집중키로 하면서 참여하지 않았다. 오는 20일 재입찰에서도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진행된다.

성동구 응봉1구역 재건축사업도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10곳 중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해 유찰됐다.

사진=일원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주택경기 침체·원가상승에 '선택과 집중'

재건축 사업에서 수의계약이 이뤄지는 가장 큰 이유로는 사업성 부족이 꼽힌다. 개포한신의 경우 498가구 중 일반분양이 133가구로 조합물량(365가구)의 절반에 못 미친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물가와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일반분양이 적으면 마진이 남지 않아 매력이 떨어진다.

더군다나 한 건설사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던 사업지라면 뒤늦게 들어가 경쟁을 벌이긴 쉽지 않다. 개포한신 정비업체 한 관계자는 "개포한신은 사업 규모가 크진 않아도 강남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대형 건설사 3곳이 관심을 가졌었다"며 "GS건설이 강한 의지를 보였고 오랜시간 공들여온 곳이라 경쟁사들이 뒤늦게 들어가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입찰보증금도 수주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산구 한남3구역 재건축조합은 입찰보증금 1500억원, 용산구 한강맨션 재건축조합은 1000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특정 시공사가 경쟁사의 입찰을 막기 위해 보증금 액수를 높이자고 조합에 제안하는 경우가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시 조례 개정으로 시공자 선정 일정이 앞당겨져 사업 속도가 빨라진 만큼 수의계약이 더 증가할 거란 전망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를 개정해 시공자 선정 시기를 사업시행계획인가 후에서 조합설립인가 후로 앞당겼다. 9월에는 시공자 입찰방식을 내역입찰뿐만 아니라 총액입찰도 가능토록 개선했다.

시공자를 선정하는 정비사업지가 늘어나지만 주택경기가 침체한 데다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건설사들의 원가율도 악화하면서 출혈경쟁보단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의 많은 지역이 시공자 선정 일정에 돌입한 만큼 건설사들이 수주할 사업장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메이저나 A급 입지 외 나머지 사업장에서는 수의계약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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