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세가 지속해 둔화하고 있습니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 폭이 5주째 줄었는데요. 서울의 경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 지역 중심으로 하락세가 확산하는 흐름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연일 부동산 시장을 들썩이게 할 만한 공약을 내놓고 있는데요. 앞서 국민의힘이 메가시티 서울 카드를 꺼낸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계류 중인 1기 신도시 특별법의 연내 통과를 언급하며 맞불을 놓았습니다.
이런 이슈가 당장 부동산 시장에 반영되지는 않는 모습인데요. 다만 이런 공약들이 점차 구체화하게 되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노원·도봉·구로 집값 하락…강남구 보합 유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1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2%를 기록하며 전주(0.03%)보다 상승세가 둔화했습니다. 지난 10월 셋째 주 이후 5주째 상승 폭이 줄어들고 있는데요. 부동산 시장이 갈수록 식어가는 분위기입니다.
수도권 역시 아파트값 상승 폭이 줄었는데요. 이번 주 매매가격 변동률은 0.03%를 기록하며 전주(0.04%)보다 상승세가 둔화했습니다. 지방(0.02%)과 서울(0.05%)의 경우 전주와 같은 상승 폭을 유지했습니다.
서울 내에서는 노도강 등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확산하고 있는데요. 지난주 집값이 하락 전환한 노원구(-0.01%)와 강북구(-0.01%)의 경우 하락 폭을 그대로 유지했고요. 도봉구(0.01%→0%)의 경우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에 들어섰습니다.
서울 강남권의 외곽 지역인 구로구(0%→0.02%)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하락 전환했습니다. 강남구의 경우 보합세가 2주째 이어졌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선호 단지 및 정비 사업 기대감 있는 단지 위주로 간헐적인 거래 유지되고 있지만 매수·매도자 간 희망 가격 격차로 거래 심리가 위축하는 등 전체적으로 관망세를 보이며 지난주 상승 폭을 유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셋값의 경우 이번 주에는 상승 폭이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번 주 전국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각각 0.11%, 0.19%를 기록했습니다.
총선 공약 촉각…신규 택지 발표 효과는 글쎄
부동산 시장 침체 흐름이 점차 확산하는 가운데 최근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개발 공약 등을 줄줄이 내놓고 있어 관심을 끕니다.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앞서 여당이 김포시의 서울 편입 등 '메가시티 서울' 공약을 내놓은 데 이어 야당은 '5호선 연장안'과 '1기 신도시 특별법 연내 통과' 등을 발표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당장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은 모습인데요. 김포시의 경우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주 보합세를 기록해 반등하는가 싶더니 이번 주에는 다시 -0.04%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했습니다.
대표적인 1기 신도시인 고양 일산과 성남 분당 등도 뚜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일산 동구(-0.05%→-0.04%)와 서구(-0.06%→-0.07%)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분당(0.16%→0.12%)의 경우 상승 폭이 줄었습니다.
다만 이번 통계는 특별법 연내 통과 논의가 나오기 전에 집계됐다는 점에서 향후 해당 지역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정부가 지난 15일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는 점도 주목받았습니다. 경기 구리와 오산, 용인시 등을 포함해 전국 5개 지역 총 8만 가구 규모의 후보지를 내놨는데요. 최근 주택 공급이 줄면서 향후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처입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서 시장의 주택공급 부족 우려를 완화하려는 목표인데요. 다만 택지개발 완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거라는 점에서 당장 시장의 불안 심리를 해소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결국 앞으로 공급 부족 이슈가 집값을 떠받치는 흐름이 이어질 거라는 분석입니다. ▷관련 기사: '3기 신도시도 늦어지는데'…정부 신규 택지 효과 있을까(11월 16일)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 이슈는 계속해서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추격 매수가 활발하지 않은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세적 조정보다는 강보합권에서 움직이며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