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실시공 논란을 벗기 위해 시공과정 기록 등 단계별 검증·관리역량을 높이는 내용의 건설혁신방안(이하 혁신방안)을 21일 발표했다.
지난해 부실시공, 이권 카르텔 등의 문제가 불거진 이후 내놓은 혁신방안의 후속책이다. ▷관련기사 : 'LH 힘 쭉 뺀다'…공공주택건설 민간과 경쟁해야(2023년 12월12일)
혁신방안은 총 5개 부분 44개 과제로 이뤄졌다. 혁신부문으로는 △기술책임 △품질관리 △건설풍토 △인적자원 △디지털DX 분야로 각각 6~9개의 이행과제를 수립했다.
앞으로 건설공사의 설계도면과 영상기록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주요 공종의 시공확인 과정을 영상데이터로 기록해 보존해야 한다. 공사관리업무 등 감리과정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구조확인 등 품질검수를 강화하는 등의 내용도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품질검수 효율화를 위해 본사에 '품질관리처'를, 지역본부에는 품질전담부서를 신설한다. 이를 통해 품질시험 점검관리와 레미콘 등 주요 자재의 품질시험, 공장 검수를 상시 수행하고 현장을 직접 관리할 예정이다.
서류·마감 위주의 준공검사 방식도 바꾼다. 비파괴 구조검사와 안전점검보고서를 교차 확인하고, 정기 안전점검도 기존 3회에서 5회로 확대한다.
부실시공 문제를 없애고 주택 품질을 높이는 방안으로는 '스마트건설처'를 신설해 건설산업 디지털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3차원 가상공간에 설계, 시공에 필요한 정보를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반 통합 플랫폼을 2025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시공과정을 수기로 기록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건설현장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스마트 통합관제 시스템을 운영해 안전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재래식 공법에서 발생하는 시공 오류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OSC공법(공장생산-현장조립)을 확대할 계획이다. 철근이 포함된 부재 자체를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탈현장 시공공법인 PC(프리캐스트)공법, 모듈러공법 등을 이용할 방침이다.
책임건설 강화를 위해 상벌체계도 개편한다. 입찰 시 시공평가 배점 차등을 확대해 우수업체와 불량업체 간 변별력을 높이고 중대한 구조적 부실유발 업체는 입찰 단계에서 실격처리한다.
카르텔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LH 퇴직자가 소속된 업체에는 용역 심사에서 최대 감점을 부과해 건설사업 수주를 원천 배제할 계획이다.
이한준 LH사장은 지난 19일 화성 임대주택 건설현장을 찾아 "부실시공을 없애고 고품질 주택을 건설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현장에 건설혁신방안 이행을 강조했다. 이어 "스마트기술 확대, 생산방식의 점진적 변화 등 건설업 혁신에 앞장서 건설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