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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배스였나?'…1.2조 적자 인니 사업장 보니

  • 2025.01.23(목) 08:46

[워치전망대]
그룹 '재무통' 주우정, 대표 선임 후 부실 한번에
발주처 신임 얻었지만 '코로나 여파' 호소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해외 플랜트 사업장에서 대규모 손실을 인식하며 1조2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기아차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주우정 대표이사가 '빅 배스(Big Bath)'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빅 배스란 부실 요소를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해 일시에 제거하는 회계기법을 말한다.

현대엔지니어링 연간 실적 /그래픽=비즈워치

첫 영업손실이 '조 단위'

22일 공개된 현대건설의 2024년 경영실적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14조7604억원으로 전년(13조633억원) 대비 13% 증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의 비상장 연결 자회사다.

영업이익은 2552억원에서 -1조240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엔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4분기 매출은 2조8145억원으로 전분기(3조7883억원)보다 25.7% 감소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조4315억원을 기록했다. 1~3분기까지는 1914억원으로 흑자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과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사업장의 여파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시적 적자전환' 이후 수익성 턴어라운드(전환)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와 맞물려 사업 환경이 좋지 못했다"라며 "미래에 예상되는 손실을 이번 분기에 선제적으로 반영했다. 발주처와의 협의를 지속하는 만큼 손실 규모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신임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비즈워치

인니·사우디 대형 사업 따냈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 페르타미나로부터 '발릭파판 정유공장 고도화 프로젝트'를 2019년 최종 수주했다. 기존 정유 설비를 고도화하고 환경규제인 유로5 기준을 만족하는 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업 규모 39억7000만달러 가운데 현엔 몫은 21억7000만달러였다.

회사는 모든 공정을 EPC(설계·구매·시공) 턴키 방식으로 수행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공사 진행률은 89%로 올해 9월말 완공 예정이다. 기본도급액 4조3720억원 가운데 계약 잔액은 4686억원(10.7%)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프로젝트를 수주한 뒤 이듬해 '황회수설비 및 수소생산설비 설치공사', '수소첨가분해시설 증설 프로젝트' 등 연계 사업을 따냈다.

/자료=현대엔지니어링

2021년엔 현대건설과 조인트벤처(JV)를 꾸려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Phase-1)'를 수주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원화 약 2조원 규모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관사로 55% 지분을 확보했다.

이 사업은 올해 8월 완공 예정으로 현재 75% 진행됐다. 기본도급액 1조2215억원 가운데 계약잔액은 3067억원(25.1%)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 JV는 지난 2023년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의 증설 프로젝트(Phase-2)도 따냈다. 원화 약 3조원 규모다. 2027년 6월 완공 예정인 이 사업은 초기 단계(3%)에 있다. 계약잔액은 1조5196억원(96.9%)이다.

화려한 수주 소식과 달리 해외 종속회사 영업실적은 암울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22곳 중 7곳이 순손실을 기록했다. 4곳은 자본잠식 상태다. 파키스탄(-216억원), 필리핀(-187억원), 인도네시아(-1294억원), 말레이시아(-1097억원) 법인이 그렇다.

/자료=현대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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