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에서 대형 플랜트를 수주하는 등 연초부터 두 달간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 500억달러의 10% 가까이 채웠다.
1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지난달 말까지 올해 해외건설공사 누적 수주액은 47억477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1억5010만달러)과 비교했을 때 배 이상 늘었다.

건설사들이 가장 많은 일감을 따낸 지역은 중동이다. 중동에서는 전체 수주액 54%에 해당하는 25억7727만달러를 수주했다. 지난달 삼성E&A가 아랍에미리트(UAE) 국영석유기업 아드녹(ADNOC)이 발주한 UAE 타지즈(Taziz) 메탄올 플랜트 EPC(설계·조달·공사)를 수주한 영향이다. 해당 공사의 계약금액은 약 16억8500만달러다.▷관련기사 : 삼성E&A, 2.5조원 UAE 메탄올 플랜트 수주(2월3일)
이에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태양광 발전 연계 380㎸(킬로볼트)' 송전 공사 2건도 따냈다. 해당 프로젝트는 사우디 전력청(SEC)이 발주했으며 메디나와 젯다 지역에 각각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3억8826만달러다. ▷관련기사 : 현대건설, 사우디에 송전선로 세운다…총 5100억원 규모(2월17일)
중동 다음으로 많은 수주가 나온 지역은 북미·태평양이다. 북미·태평양에서의 수주액은 8억2079만 달러로 전체 수주의 17%를 차지했다. 이어서는 아시아(5억9584만달러), 아프리카(4억447만달러), 중남미(3억2521만달러), 유럽(2413만달러) 순이다.
업체별로는 삼성E&A가 17억1459만달러로 가장 많은 수주액을 기록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각각 7억7253만달러, 7억327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어서는 대우건설과 쌍용건설이 각각 3억3689만달러, 2억889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정부의 해외건설 목표 수주액은 500억달러다. 지난해 수주실적(371억 달러) 대비 34.8% 증가한 액수이다. 이는 전체 사업비가 24조원(175억달러)으로 추정되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계약의 연내 체결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것이다.
이 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대우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참여한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중 이 사업 본계약 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외 정치 변수에 따라 체결 시점이 다소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기술·관리연구실장은 "우리 기업의 수주 확대를 위해서는 국내 정치적 불안 해소와 함께 지난해 발표한 투자개발형 사업 활성화 방안의 지속적인 추진 등 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 유가가 급락하지 않고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다면 올해 중동에서 친환경 에너지와 인프라 부문의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며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기회도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