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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법안 트렌드]①국회는 감세 열풍

  • 2013.07.01(월) 16:05

상반기 제출 세법 중 58% 차지
통과되면 세수 7조원 이상 감소

경기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나라살림은 계속 팍팍한 모양새다. 올해 나라곳간을 채워야 할 세수는 정부 목표보다 수십조원 가량 모자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마이너스 재정이 우려된다.
 
저성장 국면 속에 열악한 세입 여건을 반전시킬 요인도 마땅치 않다. 세금을 더 걷거나 예산을 아껴쓰는 방법 외에 묘안이 없다. 정부는 이미 지하경제 양성화와 조세감면 축소로 가닥을 잡았고, 세출 구조조정도 병행하기로 했다. 관련 법안을 고치고 예산을 심의하는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국회는 엇박자다. 정부의 계획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세금을 깎아주는 감세(減稅) 법안을 쏟아내고, 정비해야 할 비과세·감면 제도는 시한을 연장한다. 간간이 탈세 방지나 증세 법안을 내놓긴 하지만, 감세의 물결을 거스르기엔 역부족이다. 지난해 말 세금 법안들이 통과된 이후 올해 상반기 국회에 새롭게 제출된 세법의 트렌드를 살펴보고, 세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와 국회의 역할을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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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6월 말까지 국회의원들이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세금 법안은 정확히 100개였다. 이 가운데 세수 추계를 첨부한 20개 법안이 모두 통과되면 7조원에 달하는 세금이 줄어든다. 세수 변화를 예상하기 어려운 법안이 상당수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세입 감소 규모는 크게 불어날 수 있다.
 
제출된 100개 법안 중 감세 법안이 58개로 절반을 넘어섰고, 제도 개선과 증세 법안이 각각 31개, 11개로 뒤를 이었다. 감세 법안이 5개 나올 때 증세는 1개에 불과했다.
 
세목별로 보면 깎아주는 세금 제도를 규정한 조세특례제한법이 40개로 가장 많았고, 각종 소득공제 혜택을 추가한 소득세법이 16개였다. 최근 역외탈세와 통관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관세법 개정안도 8개나 쏟아졌다.
 
◇ 세금은 깎아야 제맛?
 
상반기에 제출된 감세 법안 중 세수지원 액수가 1000억원을 넘는 대형 이슈는 10개. 이들 법안의 세수 규모를 합치면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정부가 걷은 개별소비세(5조3000억원)나 증권거래세(3조7000억원)보다 훨씬 많다. 세수추정 불가로 판정된 법안이 41개라는 점은 실제 국고에서 지원될 세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을 보여준다.
 
김태원 의원(새누리당)이 발의한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은 세수지원 규모가 2조8388억원으로 가장 통큰 법안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개인 사업자가 공급받은 면세농산물에 대한 의제매입세액 공제율을 8/108에서 10/110으로 인상하는 내용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음식점 사업자의 의제매입세액 공제 수준은 7.4%에서 9.0%로 높아져 부가가치세 부담을 그만큼 덜게 된다.
 
박남춘 의원(민주당)이 내놓은 소득세법 개정안은 근로자가 연말정산할 때 70세 이상 경로우대자에 대한 추가공제 금액을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려 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내용이다. 세수 규모는 5년간 1조6000억원에 달한다.
 
도서구입비에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거나, 지정기부금을 소득공제 한도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도 각각 깎아주는 세금이 향후 5년동안 4000억원을 넘어선다.
 
기존 세제혜택을 당장 없애지 말고 유지하자는 법안들도 있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의 소득세 감면을 비롯해 택시 사업자의 부가가치세 납부세액 감면, 기업어음 대체 현금성결제 세제 인센티브 등 올해 말 종료 예정인 제도들을 2~3년간 더 시행해보자는 법안이 각각 제출됐다.

◇ 국회와 정부 의견 충돌
 
정부는 미래의 재원 마련을 위해 비과세·감면 제도를 정비하려는 의지를 끊임없이 밝혀왔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도 임기 초기부터 같은 구상을 펼쳤지만, 번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무산됐다.
 
박근혜 정부는 과거보다 한층 강력한 정비 계획을 내놨다. 135조원이 소요되는 복지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임기 내에 18조원 규모의 비과세·감면 제도를 없애기로 했다. 일몰이 도래하거나 실효성이 부족한 제도는 과감하게 걷어내서 재원 마련과 조세형평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상반기에 내놓는 세법 개정안 중 과반수는 깎아주는 세금 제도를 신설하거나, 세제 혜택을 연장하는 법안이다. 통상 대부분의 세법 개정안은 연말에 통과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앞으로 쏟아질 감세 법안도 상당할 전망이다.
 
정부와 국회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경우도 있다. 최근 한국조세연구원이 기획재정부의 의뢰를 받아 발표한 비과세·감면 정비방안에는 농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거나 폐지하자는 의견이 담겼지만, 국회에는 오히려 공제율을 늘리자는 법안(김태원 의원 발의)이 제출돼 있다.
 
정부가 조세연구원의 권고를 바탕으로 세제개편안을 내놓더라도 기존 입법안들과 상반되기 때문에 국회 논의과정은 순탄치 못할 전망이다. 김학수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국회와 정부가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중장기 계획에 대한 합의를 빠른 시일 내에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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