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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법안 트렌드]②핑계 없는 감세 없다

  • 2013.07.02(화) 10:24

특정 계층·지역구 세금 깎는 법안 봇물
증세는 대기업·재벌가 겨냥…기존 稅혜택 박탈

올해 상반기 국회에 제출된 100개 세법 개정안 중 세금을 덜 걷자는 법안은 58개, 세부담을 늘리는 법안은 11개였다. 감세 법안이 5개 나올 때 증세하자는 법 개정안은 1개에 불과했다.

 

감세는 근로자의 연말정산 소득공제 항목을 추가하거나, 올해 말 일몰 예정인 제도를 계속 시행해보자는 법안이 대다수였다. 부가가치세나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 등 세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있었다.

 

최근 정부가 강한 정비 의지를 밝히고 있는 비과세·감면 제도를 새로 만들거나 연장하자는 것인데, 법안별로 살펴보면 나름의 이유가 있다. 특정한 정책 목적을 달성하거나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을 표방하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도 일일이 반박하기 어렵다.

 

간간이 눈에 띄는 증세 법안들은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을 겨냥하고 있다. 대기업의 최저한세율을 올려 세부담을 늘리거나 기존의 감면 혜택을 줄이자는 내용이지만, 법안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증권사 종목 리포트에서 '매도(팔자)' 의견을 찾아보기 힘든 것처럼 세법에서도 세금을 더 걷자는 '증세'의 소신을 내는 경우는 적은 편이다.

 

◇ 팔은 안으로 굽는다

 

국회의원들이 내놓은 감세 법안 중 상당수는 자신이 몸담던 조직이나 지역구 유권자들의 이익과 관련된 내용이다. 사라예보 기적의 주인공인 이에리사 의원(새누리당)은 비인기 종목의 활성화를 위해 직접 나섰다. 이 의원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통해 비인기종목 경기부를 운영하는 기업에 대한 법인세 공제율을 10%에서 50%로 확 늘리자고 제안했다.

 

예비역 장성들은 군인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세금 지원에 나섰다. 국방부 기무사령관 출신인 송영근 의원(새누리당)은 군인 자녀를 둔 근로자에게 1인당 150만원의 추가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제출했고, 제대군인을 채용하는 중소기업에게는 인건비를 소득세와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냈다. 국방부 고등법원장을 지낸 민홍철 의원(민주당)은 군복무자가 저축하는 예금을 소득세에서 감면해주는 특례를 신설하자고 했다.

 

시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도종환 의원(민주당)은 도서구입비에 대해 세금 혜택을 주기 위해 법인세법, 소득세법, 조세특례제한법 등 3개 개정안을 냈다. 방송국 프로듀서(PD)였던 박창식 의원(새누리당)은 연극 등 대중문화상품과 음반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세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지역구와 연관된 감세 법안도 다양하게 나왔다. 강원 평창 지역구인 염동열 의원(새누리당)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각종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 면제 법안을 내놨다.

 

경기 동두천·양주 지역구의 정성호 의원(민주당)은 북한 접경지역 입주기업에 대해 소득세와 법인세 감면 특례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인천 옹진군의 박상은 의원(새누리당)은 도서지역의 난방용 유류에 대한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 교육세를 모두 면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모두 취약한 집단이나 지역의 발전을 위한 세제 지원이지만, 한편에서는 선심성 법안이라는 시각도 있다.

 


[출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 대기업 겨눈 증세 화살

 

세금을 더 걷자는 증세 법안은 대체로 중산 서민층을 빗겨간다. 아무리 나라 살림이 어렵더라도 절대다수의 세금 부담을 늘릴 경우 발생할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신 소수 대기업과 고소득층이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법안이 속속 등장한다.

 

홍종학 의원(민주당)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법인세 감면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냈다. 소수 재벌기업의 과도한 감면 혜택을 억제한다는 취지다.

 

같은 당 정성호 의원은 과세표준 1000억원 초과 법인의 최저한세율을 16%에서 17%로 올리자는 법안을 냈고, 최재성 의원은 최저한세율을 18%로 상향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최저한세율이란 기업들이 각종 비과세·감면을 통해 세금을 깎더라도 반드시 내야 하는 최소한의 세율로 주로 대기업들이 혜택을 받는 조항이다.

 

이만우 의원(새누리당)은 중소기업을 제외한 일반기업의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율을 내리는 법안을 냈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세입기반 확충을 위해 내놓은 방안으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세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 의원은 대주주의 저평가 주식에 대해서도 증여세를 과세하는 상속세및증여세법 개정안을 내놨다. 기업의 주가가 떨어졌을 때 다량의 주식을 싸게 물려주는 재벌가의 증여세 절감 트렌드를 차단하도록 고안됐다.

 

대기업 임원들이 주로 타는 자동차에 대해서도 '증세'가 추진되고 있다. 민홍철 의원(민주당)은 대형 고가 승용차의 리스 손금산입을 제한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기업이 업무용으로 구입한 대형 고가 승용차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면서 세금을 탈루하는 문제를 바로 잡는 법안이다.

 


[출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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