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억울한 세금 문제를 가장 깔끔하게 해결해주는 곳은 어디일까. 수임 건수가 많거나 인용률(납세자 승소율)이 높은 세무대리인에게 의뢰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들의 성적은 어디에도 공개된 적이 없다. 택스워치가 2017년 상반기 조세심판청구 사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로펌(법무법인)과 회계법인, 세무법인의 조세불복 성적표를 공개한다. [편집자]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
올해 상반기 기업의 법인세 심판청구를 가장 많이 담당한 대리인은 삼일회계법인으로 조사됐다. 삼일은 지난해 법인세 심판청구 수임건수 1위였던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제치고 선두를 차지했다. 삼정과 한영, 안진 등 대형 회계법인들도 심판청구에서 강세를 보였고, 법무법인 중에는 율촌과 태평양이 뒤를 이었다.
택스워치는 조세심판원의 상반기(1월~6월) 법인세 심판청구 처리사건 218건 가운데 중복 사건을 제외한 61건(28%)을 표본 추출해 대리인 정보를 파악했다. 수임건수 1위는 총 9건을 담당한 삼일회계법인으로 점유율 15%를 기록했다.
삼일은 CJ제일제당과 메가박스, 미래에셋증권, 대교, 강원랜드, 쿠쿠전자, 미디어윌, 원일특강,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 등의 심판청구 사건을 담당했다. 이 가운데 6건을 인용(경정 4건, 취소 2건)시키며 67%의 높은 인용률을 기록했다.
김앤장은 6건의 심판청구를 대리하며 2위에 올랐다. LG하우시스와 오라클, 한국히타치, 한국가스공사, 한국제이엑스금속, 캠시스 등이 김앤장을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재조사 2건과 경정 1건, 취소 1건을 포함해 총 4건의 인용 판정을 끌어냈다.
회계법인 '빅4'로 꼽히는 삼정과 한영은 각각 4건으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삼정은 아시아나항공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딜라이브(옛 씨앤앰), 한강화학 등의 사건을 맡았고 한영은 농협과 축협, 대성산업가스, 군인공제회 등의 심판청구를 진행했다.
상반기 세금소송 점유율 1위였던 법무법인 율촌은 심판청구에선 3건으로 5위를 차지했다. 우리은행과 애경화학, 패라매트릭(PTC) 등의 심판청구를 담당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필립모리스와 최규선 썬코어 회장의 심판청구를 대리했고, 안진회계법인은 기아자동차와 두산의 법인세 사건을 처리했다.
세무법인 중에는 다솔(신풍제약), 광교(골프존), 다은(한국야쿠르트), 티앤피(LS산전), 오늘(다판다), 더원(모래알디자인)이 기업 심판청구를 맡았고 회계법인에서는 삼덕(YBM), 이현(건일제약), 위드(인지디스플레이)가 이름을 올렸다.